μ's 성지순례/3.27~ 나라, 도쿄 돔직관

[FL]3-9. 도쿄 µ's 통합 성지순례 - 귀환. 혹은 고향을 오래 떠남.

AlwaLu 2017. 1. 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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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나라] 시카코 성지순례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3장. [도쿄] 성지순례


1장 시카코 나라 성지순례 : http://seichijunrei.tistory.com/3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 http://seichijunrei.tistory.com/8

 

3-9. 16일차. 4.11. 월. 도쿄돔 ~ 아키바 ~ 우에노

 

 

여행 마지막 날 짐을 모두 들고 숙소를 나서는 경험은 별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일 것이다.

 

 

숙소처럼 보이지 않는 숙소. (에어비엔비).

추천은 못하지만 싼 값에 잠 잘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

냉장고가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주인님도 조용하지만 친절하고.

 

 

이번엔 신 오카치마치 역에서 출발.

오테마치나 오카치마치, 스이도바시 같은 역 이름은 들을 때 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두고 온 도쿄돔.

저 안에 내 인생이 떠돌고 있을텐데, 이젠 겉으로 봐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야구 경기마저 없는 도쿄돔 주변은 그저 한적한 산책로.

하지만 그래도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왜 다시 왔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저 몸이 가는 대로 왔을 뿐.

 

 

벚꽃이 지고, 그 자리에 푸른 잎이 돋아난다.

뻔한 비유이긴 하지만 스쿨 아이돌이라는게 벚꽃하고 닮았다고 생각한다.

종점이 정해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최대한 노력하여 화려하게 흐드러지는 모습이.

 

그렇지만, 벚꽃이 떨어졌다고 슬퍼하기만 할 수는 없다.

그 자리에 잎이 돋고, 다시 잎도 지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벚꽃이 필 날이 온다.

꽃이 다시 핀다는게 실제 꽃과는 다르게 사람에게는 새로운 전성기, 다시 빛이 날 시기가 오는 날이 아닐까.

 

뮤즈가 지금 어떤 시기인지 모르겠다. 잎이 피는 시기인지, 지는 시기인지, 겨울을 버티는 시기인지.

그렇지만, 꽃이 졌다고 나무를 베어버리지 않는다.

이미 나무를 베어버리고 떠난 사람들을 잡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기약 없는 다시 꽃 필 날을 기다릴 뿐.

 

 

그렇게 허구한날 칸다묘진을 들락거렸지만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여태껏 간직한 칸다묘진의 이미지가 조금 뒤틀어지는 기분.

 

 

도쿄를 대표하는 신사답게 정면은 번듯한 길.

사실 이게 당연한건데, 나 스스로 칸다묘진에 대한 제멋대로인 생각을 키워온 것이 아닐까. 그게 나쁜건 아니지만.

 

 

맑다.

평온하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모습이다.

여느때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기원을 포근하게 품어준다.

내 바람도 다시 칸다묘진에 두고 간다.

 

 

매번 뛰어올라가고 싶은 계단.

정말 앞으로 보기 힘들어진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큐어 메이드.

다음엔 연주회 하는 날에 가고싶다. 쿠폰도 만들고.

 

 

우에노, 마지막 식사.

마츠야는 왠지 호감.

전에는 스키야를 선호했는데 블랙기업으로 떠버리는 바람에.. 스키야에서 기본으로 주는 차 맛이 그립긴 하지만.

맥주 코스프레하는 아사히.

덮밥집은 아사히만 팔아서 아쉽다. 하다못해 드라이 피니시라도...

 

 

우에노 케이세이 바로 맞은편에 있는 미하시와 로손.

도쿄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다.

 

로손에서 에비스 캔맥을 최대한 샀다.

 

 

조금이라도 도쿄에 머물고 싶었기에, 돈을 더 들여서 스카이라이너를 탔다.

 

 

공항과 목적지 사이의 창밖 풍경은, 그 나라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옥상 없는 2층 목조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일본의 풍경은 한국 주거의 그 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가 유독 특이한건지, 일본 주택 구조가 특이한건지.

 

 

이번 여행 마지막 성지순례.

이대로 아키바로 날아가는 일정이면 좋을텐데..

 

 

스피리츄얼 폰타!

 

 

네, 다시 만나요. 꼭.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 울지는 않았다.

약 15일이라는 긴 여행동안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만약 사표를 쓰지 못했다면, 돔 공연 후에 출근을 해야했다면, 여행 일정을 짧게 잡았다면.. 이 데미지를 치유하지 못하고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선 참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싶다.

어떻게 돔 양일 모두 들어가고, 같이 이야기 나눌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지냈고, 가고 싶은 곳, 쉬고 싶은 때 마음껏 누렸다는 점이.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시험을 다시 보고, 사표를 쓰고 돈을 부을 노력을 한 스스로에게도 오랫만에 조금 자부심을.

 

탑승 수속을 마치고, 좌석에 앉았다.

곧, 자동차로는 느끼기 힘든 짜릿한 속도에 몸을 싣고 하늘로 떠올랐다.

 

 

에어부산은 말만 LCC라고 하지만 사실상 LCC와 국적기 사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격을 요구한다.

좋게 생각하면 국적기보다 싸고 적당히 비슷한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시간대가 국적기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

 

일본 여행 내내 괴롭혔던 감기가 귀국할 때 까지 괴롭혔다.

코막힘 증상이 있었는데, 이 증상이 비행기 착륙할 때 압력의 불균형 해소를 방해하여 고막에 상당한 고통을 주었다.

고막이 찢어지지 않을까 무서울 정도로 아팠다.

승무원에게 말을 하여 사탕을 받고 통증 완화는 했지만, 끔찍한 고통이었다.

코가 막히는 감기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해결하고 비행기 타기를 권장한다.

 

그렇게, 마음이 아픈 것이 귀의 아픔으로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한국에 도착했다.

 

 

왜 찍히지 않는걸까..

 

 

 

5th 이후로 내가 걸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을 걸고 왔던 여행.

인생을 걸고 왔다고 해도 무방한.

이번 돔 라이브를 위해 희생하고 버텼던 과거의 일들이 차근차근 떠올랐다.

해결하지 못한 병역, 기약없는 다음 라이브 소식, 업무, 그리고 업무, 그리고 재시험과 사표.

러브라이브, 뮤즈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치루지 않았을 희생들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렇게 희생한 끝에 더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발령 받기 전까지 원하는 만큼 푹 쉴 수 있었다.

나비 효과인 것일까.

러브라이브가 아니였다면 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당장 손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더 나은 환경으로 변하는 모습이.

 

앞으로도 µ's와 나마뮤즈들을 지지하는 모습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다음 여행기까지 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