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s 성지순례/3.27~ 나라, 도쿄 돔직관

[FL]3-3. 도쿄 µ's 통합 성지순례 - 도쿄 서쪽은 미모링

AlwaLu 2016. 12. 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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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나라] 시카코 성지순례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3장. [도쿄] 성지순례

 

1장 시카코 나라 성지순례 : http://seichijunrei.tistory.com/3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 http://seichijunrei.tistory.com/8

 

3-3. 10일차. 4.5. 화. 세타가야타이타 역 ~ 지유가오카 ~ 시모키타자와

 

 

방에 달린 온풍기가 썩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난방까진 좋았는데 조절을 잘 못해서 목이 좀 안좋아졌다.

 

 

아침은 어제 사뒀던 고기만두.

무난한 가격, 무난한 맛.

한국처럼 간장을 같이 준다.

 

간단하게 먹고 다음 목적지인 시모키타자와 역 근처로 걸어서 이동.

 

 

흐린 날.

4월 1일 밤부터 내린 비 이후로 계속 흐린 날이 계속 되었던 기억.

세타가야타이타 역에서 시모키타자와 역으로 가는 주택가는 2층 가량의 단독주택이 미로처럼 밀도있게 모인 동네.

스가와 역 근처 주택가는 목동 같은 학군이라는 느낌이라면, 시모키타자와 역 사이의 주택가는 그보다는 좀 더 푸근한, 짱구네 동네와 조금 분위기가 닮은듯한 느낌을 주는 인상을 받았다.

동네 자체가 부티 나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고.

 

그보다 조금 더 지나서 시모키타자와 역 근처로 가면, 시부야나 하라주쿠같은 깔끔반듯하고 거대한 건물의 물결과는 대조적으로 건물이 낮고 오밀조밀, 아기자기하면서 빈티지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도쿄의 신선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장소.

(시모키타자와 역 근처 참고 : http://kfshl.tistory.com/176)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 찾아간 목적지는 리스아니 티비 미모링 봄방학에 나왔던 고수풀 요리점 hishimo.

편식이 심하지만 미모링이 먹었던 음식이니까 가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가운데 hishimo를 못보면 가게 이름이 마치 세탁소 프랑스사로 착각하기 쉬울듯한 이 곳에 드디어 도착.

 

 

 

......

문이 닫혀있었다.

 

다시 hishimo 검색.

방송과는 달리 오후 6시에 개점을 한다.

혹시 가볼 사람은 꼭 체크하도록.

 

 

잘못 찾아온줄 알고 가게 안을 살펴보니 그래도 맞게 찾아온 모양.

 

 

이대로 다음 행선지로 가기 아쉬워, 점심을 먹을 겸 hishimo 바로 맞은편에 있는 카레집 心에 갔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카레와는 다른 묽은 카레 스프.

가격대는 대체적으로 1000엔대 전후이며, 매운 정도를 0~100단계로 세세하게 구분해 놓았다.

잡곡밥도 무료로 선택 가능, 밥 양도 조절 가능.

30단계 쯤으로 주문했었는데 내 입맛에는 생각보다 매웠다.

혀에 느껴지는 기분 좋은 매운맛. 제법 든든하게 먹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여기서 밥을 먹은 것은 잘못된 선택이였다.

 

시모키타자와 역으로 이동.

 

 

일본은 좌측통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의외로 위 사진처럼 우측통행이라고 안내한 곳도 은근히 있었다.

좌측통행 안내와 우측통행 안내가 약 7:3~8:2정도?

 

 

야마노테선을 벗어나면 생각보다 전철은 많지 않다.

더군다나 회사간 무료 환승이 안되는 일본인 경우 더욱 민감한 문제.

같은 도쿄 서쪽이라고는 하나 야마노테선 밖에 떨어진 키모시타자와역과 지유가오카역을 잇는 전철은 시부야역을 거쳐서 들어가야하는 조금 번거로운 노선이였다.

 

 

시부야 역에 있던 푹신푹신한 녀석 20주년 기념 광고판.

보시다시피 푹신푹신한 덩어리가 가득 차서 품에 안기면 보들보들하고 푹신한 녀석의 따스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

귀여운 녀석이라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사람 없이 정면 사진 찍기 제법 힘들었다.

 

여차저차 환승하여 지유가오카 역으로 이동.

 

 

 

지유가오카 역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이 역 밖을 보는 순간 확실히 굳어졌다.

이곳은 리아쥬(현실에 충실한 사람)의 거리구나.

역 주변은, 고급스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세련된 옅은 황토빛으로 정돈되어있었다.

그 사이로 보이는 고동색과 붉은색이 고급 선물상자의 무늬와 리본끈 역할을 해주어 더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괜히 스스로 위축된다.

 

지유가오카 역에서 약 15분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곳은..

 

 

지유가오카 스위트 포레스트.

일본 여행 중에 꼭 이루고자 했던 디져트 탐식과 성지순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꿈의 장소.

 

 

여기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곳은..

 

 

와... 이곳은 천국인가...

들어가자마자 약 8개의 디져트 점포들이 저마다의 주력 상품을 내세우며 8가지 분위기를 한데 어우러놓은.. 그야말로 디져트 천국이다.

정녕 이 사진이 내가 찍은 사진이란 말인가.

사진을 고르면서 이거 팜플렛에 올라왔던 사진인가 순간 생각할 정도.

 

디져트 포레스트는 약 8개의 점포들이 모인 일종의 푸드코트같은 곳이다. 디져트 코트라는 말이 더 어울릴까?

각자 원하는 디져트를 사서 곳곳에 비치된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 있다.

여러 점포의 디져트를 한 군데에서 앉아서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

그 중에서 성지순례를 위해 먹을 디져트는..

 

 

 

웃치가 잡지 '성우 파라다이스'촬영차 가서 먹었던 디져트인 롤 케이크를 먹기 위해서.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다가 구석에서 찾은 롤 케이크 전문점 irina.

생각보다 가게 찾기 어려웠다.

자.. 이제 웃치가 먹었던 그 롤 케이크를...

 

 

......

보이는가.

저 가격을.

 

순전히 가격때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유있게 다니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5천엔을 넘는걸 선듯 낼 지갑 사정은 아니었다.

웃치가 먹은 그대로 주문하느냐... 마느냐...

큰 마음 먹고 점원에게 물어봤다.

 

나 : 저.. 혹시 이 롤케이크 주문 가능한가요?

점원 : 이건 미리 예약을 해야 살 수 있어요.

 

못 먹을 수 있다는 큰 불안감과,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점원: 대신 3층짜리는 지금 주문 가능합니다.

 

웃치가 든 롤 케이크는 4층.

하지만 다시 예약을 하고 찾아올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3층으로 기분을 내기로 했다.

 

점원 : 3132엔입니다.

 

...

 

 

그리하여, 알록달록한 분위기의 디져트 푸드 테마파크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커플과 가족 단위의 손님들 사이에, 웬 이상한 청년이 엄근진하게 거대한 케이크를 혼자 먹는 언벨런스한 상황이 완성되었다.

 

저 가격표가 보이는가?

3132엔. 저 무시무시한 가격을.

한국이였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과금의 현장을.

자.. 어찌됐건 맛을 봐야..

 

..

 

솔직히 말하자면,

맛있었다.

내가 여태껏 먹었던 롤 케이크 중에서 이보다 더 맛있는 롤 케이크는 먹어본 적이 없다.

(제대로된 롤 케이크도 처음이지만.)

 

전혀 느끼함이 없었다.

 

 

이렇게 안쪽까지 충실히 롤 케이크가 꽉 차있었다.

13가지 종류의 다양한 롤 케이크를 먹으면서 오랫만에 디져트로 혀가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점심을 카레와 밥으로 채웠던 위장은, 혀와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내왔다.

더 다양한 롤 케이크를 원하는 혀와는 달리, 위장은 마치 250GB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걸핏하면 저장 용량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보내오듯 저항의 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웃치가 먹었다(고 알고있)는 디져튼데 어떻게 남길 수 있겠냐는 명분과, 남은 디져트를 들고 갈 수단이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뇌에서 위장에 강한 경고를 주었다.

어떻게 해서든 위장에 담아가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완식.

일종의 인간 승리를 느꼈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나처럼 미련하게 디져트를 밀어넣는 사람들은 없었다.

다들 적당한 양의 디져트를 두고, 어떤 이는 같이 온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면서, 어떤 이들은 서로 연인으로의 달콤한 애정을 느끼며 먹고 있었다.

 

좀 쉬었다 가자...

 

점심 때 가지 못한 hishimo도 남았는데.. 큰일이구만.

 

 

시모키타자와역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시부야와 신주쿠를 정말 햇깔려한다.

그리고 이번에 시부야에서 내려서 환승해야하는데 신주쿠로 잘못 가서 다시 되돌아왔다.

 

 

시간도 좀 남았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방문한 시모키타자와역의 모 인터넷 카페.

컴퓨터를 쓰려면 회원가입을 해야하는데, 그 과정이 제법 힘들었다.

여권과 주민등록증의 힘으로 겨우 회원가입 완료.

 

오픈된 공간인 한국의 PC방에 비해 일본의 넷 카페는 독립된 공간, 칸막이로 둘러싸인 공간이었다.

침구가 있는 방도 선택지에 있었긴 했다.

 

그렇게 자리에 않고 인터넷을 들어가니.. 아차. 당연히 한국어가 입력이 안되지.

어떻게 인터넷으로 잌읔엨읔하면서 검색해 한국어 입력 설정으로 돌려놓고 병무청에 입대 신청을 했다.

외국에서도 입대신청은 가능합니다.

다만 한국보다 번거로울 뿐. (특히 한국어 입력.)

 

비싼 이용 요금에 걸맞게 생각보다는 넓은 개인 공간과 무료 음료수 서비스 등등 다양한 서비스가 붙어있었다.

열심히 음료수를 뽑으면서 한 두 세시간쯤 보냈다.

 

 

 

저녁이 되서야 개점을 하는 hishimo.

 

 

마치 여대생들이 자주 모일 것 같은 홍대 맛집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가게 분위기는 서양 형님 누님들이 자주 찾을 것 같은 이태원의 바 분위기가 물씬 났다.

실제로 가게 손님 중에서 서양 사람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많았고..

주인장(?)과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은 동네 주민들이 올법한, 글로벌하면서 로컬한 분위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쫄았다.

 

미모링이 앉았을 것 같은 좌석은 이미 손님들이 앉아있었고, 나는 바에 앉아서 주문을 했다.

이미 대략 알고 있는 미모링이 먹은 메뉴 이름이었지만 주문할 때 혹시 미모링이 먹은 음식은 뭔가요?라고 물어봤다.

주인장(?)은 바로바로 메뉴들을 짚어주었다.

 

다 드릴까요?라고 물어보는 주인장의 질문에, 고수풀에 대한 미지의 두려움과 아직까지 내용물을 정리하지 못한 위장의 결사 반대로 인해 고수 제노베제와 음료수만 주문했다.

 

 

지금 보니 미모링이 마셨던 음료수와 좀 다르다?

맛은 시큼한 느낌.

 

 

고수 제노베제.

쉽게 말하자면 고수풀이 '잔뜩' 들어간 파스타.

맛은... 유전자 레벨로 맞지 않는 맛이었다.

 

미안해요 미모링.. 고수풀과 내 혀는 미모링만큼 가까울 수 없는 사이였었어요.

 

하나만 시키길 잘 했다.

 

 

 

시모키타자와 역 근처의 입간판.

 

'교자와 맥주는 문화입니다.'

 

아주 훌륭한 문구라서 사진으로라도 찍어서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들린 Tag cafe. (http://tvpot.daum.net/v/v0cc6jnIxI8jjUXjBFjUUrF)

지난번에 갔을 땐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기 어려워서 사람이 적을 것이라 기대하고 재방문했다.

hishimo에서 영업 시간을 잘 체크하지 않았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영업 시간도 체크하고 갔다.

 

주문은 가볍게 커피 한 잔.

생각만큼 사람은 적었다.

미리 사진 촬영 허락을 맡고 사진을 찍을 기회를 엿봤다.

 

 

카메라를 든 모습은 난죠를 생각나게 한다.

 

 

내가 앉은 좌석은 저 기린이 내려다보는 바로 앞자리.

 

 

 

 

 

다시 보니 생각보다 다른 카메라 구도.

 

 

 

 

 

 

미모링이 등지고 찍었던 카페 벽면.

액자 위치가 당시와 조금 달라졌다.

 

 

 

벽 위에 붙은 카페 매뉴판.

보시다시피 가장 기본적인 커피 한 잔의 가격은 500엔.

당시엔 괜찮은 가격이다고 생각하고 마셨는데.. 한국에서 내가 저 돈 주고 마신 커피가 있었던가 싶었던.

 

가게에서 마시는 술 가격 치고는 높은 편이지만 다음번에 간다면 맥주 한 잔 하러 가고 싶다.

 

Tag cafe의 주인은 젊은 부부. 남편 분은 외모가 이케멘에 아내 분은 풋풋하고 순수해 보이는, 참 잘 어울리는 한 쌍.

(그리고 주인 부부가 도짓코 속성이 조금 있는 것이 핵심.)

 

뭔가 이래저래 잘 안풀렸던 하루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푸근하게.

그렇게 미로같은 시모키타자와 역의 주택가를 지나 숙소로 복귀했다.

목은 여전히 칼칼하지만. 아마 라이브로 약해진 목이 세타가야타이타 역 근처 숙소에 묵으면서 목감기로 발전한듯.

 

 

 

이번 도쿄 서쪽 여행은 주로 미모링은 어떤 풍경 속에서 살았을까에 대해 아주 조금 체험하고 간 느낌이 들었다.

저번 나카노의 중화소바 집도 그렇고, 시모키타자와 역 주변도 그렇고 미모링은 아무래도 도쿄 서쪽에 산 적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지금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미모링에게서 느껴지는 세련된 도시 여성의 이미지가 생각나는 여행이었다.

만약 도쿄에서 살 기회가 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장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들을 많이 담고, 내일 이동할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