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s 성지순례/3.27~ 나라, 도쿄 돔직관

[FL]2-2. LoveLive 도쿄 돔 공연 - 파이널이라는 무게감

AlwaLu 2016. 6.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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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나라] 시카코 성지순례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3장. [도쿄] 성지순례


1장 시카코 나라 성지순례 : http://seichijunrei.tistory.com/3


2-2. 5일차. 3.31. 목. 도쿄 이타바시역 ~ 도쿄 돔 ~ 센고쿠 역 일대



정말 와버렸다.

긴가민가했던, 정말 오기는 오는걸까 하는 그 날이.

LoveLive 도쿄돔 단독 라이브, 그리고 파이널 라이브.

만약 전날 도쿄 돔을 미리 가지 않았더라면 오늘 공연한다는 것이 실감조차 나지 않았으리라.


9시쯤, 잠에서 깨어나 라이브 갈 준비를 했다.

오늘부터 다른 숙소에 묵어야 했기 때문에 호텔에 맡길 짐과 돔에 가져갈 짐들을 따로 정리했다.

라이브 복장부터 음료, 정말 중요한 티켓, 럽블, 울트라 오렌지 한봉지 등등.

같이 숙소를 쓴 S군과 함께 오전 10~11시쯤 호텔을 나섰다.



첫 라이브 날의 날씨는 이보다도 봄날씨다운 날씨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맑은 하늘, 벚나무 가지를 살짝 흔들거릴 정도의 봄바람이 부는 봄날씨였다.

이타바시 역 앞의 벚꽃은 어제보다도 더욱 시선 위를 가득 메운듯했다.


도쿄돔으로 가는 직통 전철은 이타바시 역에서 조금 떨어진 신이타바시 역에 있기 때문에 가는 도중에 적당한 곳에서 밥이나 한끼 먹고 가기로 했다.

밥집을 찾아 돌아다닌 이타바시는 그야말로 사람이 사는 주택가라는 느낌을 잔뜩 주었다.

도심보다는 좁은, 차보다는 사람이 다니기 좋은 길 양 옆에 동네 술집, 스나꾸(스넥), 각종 근린시설들..

그렇지만 오전이라 그런지, 정보도 없이 무턱대고 돌아다녀서인지 마땅히 먹을만한 밥집이 쉽게 보이지는 않았다.

길을 돌아돌아 겨우 덮밥 체인점 마츠야에 갔다.  




마츠야에서 주문한 돼지고기 파 덮밥(아마도).

라이브 전에는 밥을 먹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음식을 약간의 공복을 느낄 정도로만, 라이브 몇 시간 전에 먹기.

그래서 밥 양도 평소 먹는 양에서 약간 줄였다.

파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고기와 먹는 파는 별개의 문제.

라이브 전에 먹는 밥으로서는 만족하며 신이타바시 역에서 미타선을 타고 스이도바시 역에서 하차 후 도쿄돔으로 갔다.





간바로 니혼.

그 앞에 늘어선 뮤즈의 깃발들.

다시금 아 정말 그 도쿄돔에서 뮤즈가 단독 공연을 하는구나라는 거짓말같은 현실을 직시했다.





도쿄돔 앞을 더더욱 가득 매운, 아마도 뮤즈 이벤트에선 가장 치열했던 티켓팅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한 때는 경쟁자, 지금은 동지들.

몇 명인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큰 동질감을 느꼈다.

오타쿠 컨텐츠를 즐기는 방법이야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현실에서 이정도로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곧 있을 이벤트를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이벤터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평소에는 대인기피증이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타인과의 접촉을 꺼렸던 사람이라는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여기있는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되었다.





도쿄돔을 가득 매운 깃발은 당연하게도 뮤즈의 맴버들 각자의 색으로 물들인 깃발.

순서대로 꽂아놔서 찍기 매우 편했다.



수만명이 모이는 도쿄돔이기 때문에 도쿄돔 앞에서 만나는 약속만으로는 쉽게 만나기 어렵다.

사진을 찍어서 위치를 안내하고 건물까지 말해도 다들 도쿄돔은 처음이라 헤매게 된다.


근처에 있었던 일본 핫피단 단결력이 부러웠다..

이번 라이브는 작년 라이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다양한 복장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았다.

저번엔 라이브 물판 의상으로 단결된 느낌이였다면 이번엔 자신이 가장 입고싶은 복장을 각자 준비해온 사람이 더 많이 보였다.


돔에서 놀이공원 입구로 가는 길목에서는 여장 지인들을 만났다.

교복 노조미와 미나린스키..

이런 이벤트는 이런식으로 즐기는 것도 재미는 있겠다 싶었다.

은근 퀄리티도 있었고..



그렇게 한두명씩 모이다보니 지인으로만 해도 규모가 엄청 커졌다.

만나자마자 내가 발권 대행했던 표는 바로바로 제공.



도쿄돔 주위를 돌아다녔던 전국일주 럽라 트럭. 럽라 노래가 나온다.




아마 이후에 한국의 원정 이벤터들과 단체로 만났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을 봤다.

지인 그룹을 빼면 인터넷으로라도 서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도 제법 아는 사람들을 만났다.

작년 5th 직관과 란마츠 같이 봤던 S님, 주말마다 일본에 와계시는듯한 L님 등등..

단체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아직 합류 못한 지인을 기다리느라 찍지 못한 건 아쉬웠다.



이후에 모였다가 흩어졌다를 반복하다 따로 나와서 오후 두시쯤, 고라쿠엔과 돔 사이 공원에서 마지막 돔 티켓 대행을 나에게 부탁한 H앚..양과 H양에게 표를 제공하신 J님을 만났다.

돔 앞에서 표 주인에게 표를 각각 드렸다.

슬슬 입장 시작 시간이 다가왔다.

최선을 다해 즐기자는 마음으로 각자 헤어지고, 이후 돔에 입장했다.

나중에 J님은 표를 받고 얼마 뒤 양일 표를 분실하셔서 입장을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특히 티켓을 구하기 위해 다들 얼마나 노력했었는데.. 너무나도 슬픈 소식이었다.


입장하기 전,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소식이 들렸다.

암표를 검사한다는 소식이었다.

입장하지 못할까봐 크게 긴장했지만 다행히 잡지 않았다.

페트병도 이번 공연에서는 잡지 않는다고 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패트병 음료수도 준비. 가방 검사때 당당히 보여주고 통과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도쿄 돔에 들어갔다.

주변에 서 있는 진행요원에게 물어 표를 보여주며 위치를 물어보고 찾아간 내 좌석은..



1층 3루 가장 뒷줄.

같은 줄에 좌석이 단 하나.

바로 옆은 기둥.

무대와는 제법 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나 혼자밖에 없으니까 짐 놔둘 장소도 넓어!

맨 뒷자리니까 좀 더 편하게 움직이면서 라이브를 볼 수 있어!

(내 앞에 있던 여성분은 조용조용히 응원하시던 분이였는데 라이브 중에 점점 나와 거리를 벌리시더라..)


한가지 인상적이였던 점은 기둥 옆으로 배려석? 휠체어를 타고 오신 분들이 계셨다.

티켓팅 방식이 궁금했다.

만약 내가 거동에 제약이 있었다면 돔에 올 용기를 냈을까..

몸 건강한 것도 이벤트를 즐기는덴 중요하다.




저번처럼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럽블을 흔드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오늘 내일 이틀동안 쓰러져 죽을 각오를 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자, 그런 다짐을 계속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마침내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새로 만든 돔 공연용 애니메이션이 흘러나왔다.

퍼스트 라이브 장소인 아사카사 블릿츠부터.. 많은 추억이 담긴 SSA를 지나 도쿄 돔이 나왔다.

그렇게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그리고...



보라라라 노래가 나왔다.

뮤즈가 나왔다.

9명이였다.

난죠가 있었다.

1년도 더 넘어서, 드디어 9명 모두 나왔다.

어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온갖 악재들, 현실적 문제들이 있었지만 9명이서 다시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을 다들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하나가 된 무대를 보니 너무나도 감동스러웠다.


모귯또 의상도 나왔다.

솔직히 입기 많이 부담스러운 나츠이로 복장 빼고는 드디어 다 나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곡들은 메들리로 나왔다.

하나라도 놓치기 힘든 좋은 곡들이 차례차례로 나왔다.

그 중에서도 유메토비, 럽윙벨, 댄싱 스타즈 온 미는 더더욱 각별한 곡.

럽윙벨을 SSA에서 들었을 때는 펑펑 울었었는데.. 아무래도 린이 그동안 억눌렀던 여성스러움에 대한 것을 표출하는 그 감동은 처음 SSA에서 봤을 때가..

댄싱 스타즈 온 미를 할 때에는 그 작년의 창렬반지 9개를 못찾아서 두고 온 것이 아쉬웠다.

이 노래 만큼은 럽블보다는 맨손으로 추는게 재밌는 곡이라..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로 뛰었고, 콜을 외쳤다.

뒤로 나가서 조금 넓은 공간에서 놀았더니 훨씬 편했다.

앞사람한테 민폐도 덜 끼칠테고.



유닛곡의 시작은 쁘랑땅. 리멤버. 노 프린템프스.

음.. 맨살은.. 진지하게 뮤즈에 한정해서 노출이 많은 옷은 싫어하는 편이라.. 뮤직 스타트 의상처럼 가렸으면 했는데.

야채스틱을 들고 와오와오 파워풀데이부터 달렸다.

역시 이 노래는 아침 기상송을 노리고 만들었구나 싶을 정도로 초반부터 빠른 박자의 힘찬 노래였다.

사실 콜 부분을 미리 완벽하게 숙지 안한 곡이라 중간에 좀 해맸지만, 아무렴 어때. 화면에 가사도 나오고.


다음 곡은 NO EXIT ORION.

사실 앞 곡보다 훨씬 덜 들었던 곡.

프랑땅 커플링 곡들이 진지한 노래가 많아서 같은 노래라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한국에 와서는 가장 빠져 들었던 노래가 됐다.

호시노 세이자요 와타시니 치카라오쿠닷사이 - 여기 하이라이트 부분이 정말이지.. 뒤늦게 딱 취해버렸다.


마지막 곡은 스윗 스윗 홀리데이.

솔직히 예전곡 한다고 그래서 혹시 뿌와뿌와오? 간절히 바랬지만..

히로시마.. 히로시마.. 히로시마.. 히로시마...

그렇지만 그래도 즐겨야지.



다음 유닛은 릴리 화이트.

뾱뾱이 의상 애껴욧


두번째 곡에서 예전곡을 할지는 몰랐었다.

쁘랑땅의 경우를 보아하니 라이브 미발표 특전곡은 안나올테니 미열미스를 가장 바랬지만, 스윗홀리 나온 것 처럼 시라오시를 예상했지만 후타해피가 나와서 조금 아쉬웠다.

잊지 않고 하트표 그리기를 하자.


마지막곡 직전 MC, 벚꽃 연출은..

5th 쿳승 생일때 보라색 손가락으로 지우기보다도 더 멋졌다.

흰색과 분홍색, 돔 안을 가득 채운 흩날리듯 하늘하늘 흔들리는 벚꽃빛들이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모습은 소리없는 거대한 파도처럼 스쳐지나갔다.

직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빛의 장관, 눈에 가득 담기도 벅찬 압도적인 빛의 규모가 밀려들어왔다.


그 뒤로 나온 춘정 로맨틱.

이게 이렇게 멋진 노래였나.

꽃잎이 흩날리는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내 마음을 흔들었다.



다음은 마지막 유닛, 비비.

지난번 LED때보다도 더 개량된 사이버 느낌의 의상.

등장하면서부터 큐티판사!

저번 트러블 버스터즈때 음향사고가 아쉬워서 한번 더 하려나 했는데 아무래도 뒤의 갓갓갓 갓갓갓하고 겹치니깐..

그리고 큐티판사도 2년 전에 뷰잉으로도 못봐서 아쉬웠던 곡이였으니까.

춤을 외웠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서 스스로에게 조금 아쉬웠다.


다음은 싸이킥 파이어.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옆에 사람이 있었으면 100% 민폐다 싶을 정도로 방방 뛰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는 뒷쪽이라..)

아마 모든 라이브 통틀어서 가장 날뛴 곡이 아닐까..

일단 노래 가사가 콜을 넣기 너무 좋은 곡이다 보니.

외쳐! 빕비비빕빕비-비-


다음 MC때는 그 착각 드립을 못알아들었다.

곡 제목이 착각인줄 몰랐다.

산카쿠?라고 들려서 삼각 크로스로드인가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三角이 아닌데 용캐 그런 착각을..)

나중에 소라마루가 직접 착각 드립을 쳐서 그 때야 알았다.



비비가 끝나고.. 드디어..

엔젤릭 엔젤!

난죠가 센터에.. 모두 극장판 옷을 입고. 하.. 드디어 보는구나.

극장판을 볼 때마다 그려왔던 무대가 실현되었다.

극장판 전용 난이도 높은 헤어스타일도 재현.

다만 무대쪽 화면에서 부채의 노란 잔상 표현을 하는데 부채 움직임 뿐만 아니라 다른 움직임들도 죄다 노랗게 잡혀버린건 옥의 티.


의상 분위기에 맞게 그대로 카구야-아무정

카구야는 노래방에서 가장 즐겁게 부르는 뮤즈 노래.

그래서 열심히 흔들며 콜을 하다가, 주변에 진행 요원같은 분 눈치가 보여서 원래 좌석으로 이동했다 뒤로 빠졌다를 반복한듯.

이쯤부터 눈치 좀 보면서 날뛰었다.


다음부터는 극장판 곡들.

하로호시 소품까지 재현했을줄은!

무대 뒷쪽의 단념석 완전 갓갓석 아닙니까!

엌ㅋㅋ 택시에서 파이쨩이 나왘ㅋㅋ

그러다가 파일시카 겉옷 탈의.. 으아.. 불의의 습격. 적어도 소매만큼은..


하테나 하트비트!

애니보다 더 많은 소품들!

쿳승이 돈다 돌아!

선글라스! 하트! 하트!

이번에도 단념석에 기만당했다.


퓨처 스타일!

러브 애로우 슛!

이건 나도 따라 출 수 있는.. 있는.. 갑자기 기억이..

안정적인 오토노키자카 교복 좋구여



그 뒤에는 SDS 옷을 입고 등장!

미미미부터 달릴 수 밖에 없는 곡들이 나왔다.

미미미는 오사카 팬미때 쿳승뗀떼에게 배운 춤을 떠올려서. 그리고 합창하자는데 같이 합창 좀 하지..

한국은 말이야 응? 한번 왔다하면 어? 떼창도 하고 콜도 다 넣는데 어? 이런 한국에 내한을 안온다는게 말이나 됍니까?

SLSL은 역시 라이브에서 들어야하는 곡.

5th 럽블에 미리 SLSL 솔로부분을 맞춰놨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며 솔로마다 색이 변하는걸 감상했다. 좋은 단결력.

노브란걸은 라이브로는 이번이 네번째인가. 역시 함성이 우렁찬 곡.

뮤즈 라이브가 앞으로 계속 많이 한다면 다른 애니 노래가 빠져도 노브란걸은 빠지지 않을꺼야.

키라센세는 파이널 전까지는 다른 애니 OST에 비해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파이널때 천천히 들으니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애니에서나 나마뮤즈에게나 제법 상징적인 곡이기도 하고.

그리고 기다렸던 SDS. 쉬운 춤 버전으로는 우리를 만족시킬 수 없다!

마치 아키바 대로에서 다같이 춤을 추듯, 우리들은 돔에서 다른 스쿨아이돌처럼 춤을 췄다.

호노카 솔로에선 스노하레 못지 않은 오랜지빛 풍경이 펼쳐졌다.


노래가 끝나면 찾아오는, 극장판 SDS 뒤의 여운이 찾아왔다.

마지막곡이라고 했지만 돔 안에 있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렇게 앙코르, 앙코르 목놓아 불렀다.

START DASH. 뮤즈 노래에 의미 없는 곡이 있겠냐만은 관객수 0..6명에서 시작한 곡이 무대를 가득 채울 정도로 성장한 그런 극명한 대비감을 주는 노래라 그런지 앙코르 첫 곡에 가장 어울렸다.

스노하레. 가장 좋아하는 노래. 스노하레를 듣고 이끌려온 러브라이브, 뮤즈 이 곡이 너무나도 고맙다.

도쿄돔에 소복히 쌓인 눈, 차분히 울리는 종소리에서 점점 눈이 녹을듯한 열기, 그리고 결국 울트라 오렌지빛으로 가득 채운 도쿄돔의 모습은 그야말로 빛으로 온몸을 감싼 바다같은 느낌이였다.

아무리 헤엄치고 흘러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강렬한 오랜지빛의 파도는 거대함과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남은 울트라 오랜지를 꺾느라 변하는 순간을 못본게 통한의 실수.

모조리 꺾고는 통로 건너편의 다른 사람에게 손에 못쥐는 울오를 한움큼 건냈다.

도쿄 돔을 더 많은, 더 강한, 더 밝은 오랜지빛으로 물들이고 싶었기 때문에 다 쏟아부었다.


럽앤피스, 청춘을 지나 모맨트 링.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순간을 묶어주는 의미인걸까.

도쿄돔에, 각지의 뷰잉장, 그리고 전세계의 러브라이버들을 묶어주는 그런 노래가 아닐까.

파이널 싱글, PV 없는 싱글, 센터 없는 싱글이라며 처음 나올땐 그렇게 말이 많았지만 노래 하나만으로, 노래에 담긴 진심이 담긴 가사만으로 많이 누그러졌지 않았을까.

처음 시작은 누가 들어도 언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무모한 시작, 외면받고 비아냥받고 그런 관심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했던 시작으로부터 아키바를, SSA를, 도쿄돔을 뒤덮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

가사 그대로, 무모했던 꿈에서 시작해서 기적처럼 여기까지 온 모습.

가사 하나하나가 단 한글자도 거를 수 없었다.

온전히 해석하지 못해도 마음 속에 스며들어 눈물이 되어 나왔다.

이 눈물이 슬픔의 눈물인지, 다른 기분이 섞인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참을 수 없을정도로 넘쳐흘러나왔다.


마지막 곡을 남겨두고 다시 앙코르.

몇 시간 같았던 기다림이 지나, 마지막에 먹으려고 아껴둔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와 비슷한 기분으로 그 곡이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예상을 훌쩍 넘어, VTR 화면을 가르고 날아온 찐빵.. 아니 거대한 연꽃이 피어나면서 우리들은 하나의 빛이 흘러나왔다.

2D와 3D, 차원의 벽이 허물어진 것처럼 스크린 너머로만 봤던 보쿠히카의 장면이 이 곳에서 실현되었다.

그 누가 하자고 말한 적도 없었건만 다같이 합창을 하기 시작했다.

럽장판 보쿠히카에서의 그 빛이 우리들이였구나.

서로의 수많은 빛들이 하나씩 모여 은하수가 되었다.

연꽃 바닥에서의 연출도, 주변의 빛들도 럽장판에서의 그림 그대로 나타났다.

어찌 울지 않을 수가 없을까.


그렇게 정말로 1일차 공연이 끝이났다.

감동에 젖을 시간도 잠시, 이 인파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일찍 나가야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찍 나가서, 밖에 나가서는 뛰어서, 경찰의 안내를 받고 스이도바시 역으로.. 역으로.. 젠장 도착하고보니 JR 스이도바시 역이였다.

지금 미타선 스이도바시 역으로 가면 분명 인파에 휩쓸려 고생할 것이다 예상하고는 그 전역인 진보초 역으로 걸어갔다.

역 하나 거리면 가깝겠지 싶었지만 생각보다 멀었다.

걸어도 걸어도 역이 보이지 않고, 포켓 와이파이와 핸드폰의 베터리는 끊어졌다 살렸다 할 정도로 부족했다.

보조베터리 하나로는 벅찰 정도로.

아무리 걸어도 겨우 찾아본 지도에선 반 정도밖에 걷지 않았었다.

그렇게 걷고 걸어 겨우 미타선 진보초 역에 도착.

그래도 미타선 스이도바시역엔 사람이 많겠지 싶었던 걸로 위안을 삼으려 했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그다지 많이 타지는 않았다.

오히려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더 많이 탄듯.

신이타바시 역에 도착, 아마도 기억으로는 S군을 호텔에서 만나서 같이 짐을 찾고, 다시 미타선을 타고 센고쿠역에서 내렸다.


센고쿠 역은 주택가 중에서도 학군이 강한 곳이라 느꼈다.

의무교육을 받을 학생들이 많이 살 것 같은 그런 주택가였다.

대로변에서 한번만 꺾어 들어가기만 해도 길을 짐작하기 어려운 복잡한 골목.

여러명이서 지도를 보고 가는데도 숙소 건물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게 어떻게 도움을 받아가면서 도착한 숙소에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점차 불어나, 좁은 면적의 2층집 숙소에 약 16명이 들어왔다.

갈 곳 없는 난민들의 수용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느정도 정리 후, 몇 사람 모아서 마츠야에 갔다.

간단히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다시 숙소에 돌아와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