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s 성지순례/3.27~ 나라, 도쿄 돔직관

[FL]2-3. LoveLive 도쿄 돔 공연 - 4월 첫날은 너의 거짓말처럼

AlwaLu 2016. 6. 20. 01:04
반응형

목차

1장. [나라] 시카코 성지순례

2장. LoveLive 도쿄돔 공연

3장. [도쿄] 성지순례


1장 시카코 나라 성지순례 : http://seichijunrei.tistory.com/3


2-3. 6일차. 4.1. 금. 도쿄 세이케이 대학 ~ 도쿄 돔 ~ 센고쿠 역 일대



일어났다.

4월 1일.

정말일까?

그야 오늘은 4월 1일이니까.

뭐든지 바로 순진하게 믿지 못하는 만우절.

믿기지 않는 날이 왔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 침대 위에 두 명이 잤다.

이 방에서는 저 침대가 두 개 있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이 방에서 5명이 잤다.



숙소 현관.

숙소에서 잤던 몇몇 사람들은 다른 숙소를 찾아 떠났다.

솔직히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불편했을법 했으니.


라이브 시간이 아직 제법 남았음에도 일찍 나서는 이유는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미리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과 같이 출발했다.



역 내에 붙어있던 공연 홍보물.

믿을 수 없진 않지만.. 파이쨩. 그리고 비너스 프로젝트.

응 파이널에 돈 다 때려박은 외국인이라 못가. ㅠㅠ


구글 지도를 보며 다시 떠올려본 경로, 미타선 센고쿠역에서 스가모역, 거기서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신주쿠역, JR 쥬오선을 타고 서쪽으로 쭉 타고 키치조지 역에서 내렸다.

관광객은 일부러 찾으러 오지 않을듯한 정말 평범한 일본 사람들이 살 것만 같은 분위기, 상점가.

그 상점가를 지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주택가.

그 주택가 속에 거짓말처럼 자리잡은..



세이케이 대학교.

한국에서 생각하는 대학로같은 모습이 거의 없었다.

학교 주변의 상점 몇군데 빼고는 대학교라고 짐작하기 어려웠다.

저 넓은 교문 앞 공터가 아니였으면 고등학교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래서 오토노키자카 모티브가 된건가..

다들 아시다시피 세이케이 대학교를 그대로 가져다 쓴게 아니기 때문에 막상 안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


오기 전에 외부인은 출입금지라는 말을 들어서 학생인척 하고 가야하나, 몰래 들어가야하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DSLR같은 카메라만 안쓰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당당히 입장.




왠지 빵을 먹어야 할 것만 같은 동상.

난 저런 동상 보면 히다마리의 교장 선생님이 생각나더라.


교내에선 그렇게 닮은 곳은 그다지 없고, 정문에서 쭉 들어가면..



거대한 운동장이 나온다.

오토노키자카의 교복을 입은 JK 대신 열심히 운동 관련 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이 있었다.

씹덕을 드러내긴 커녕 운동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미안한 분위기일 정도로 활발한 활동.

그러고보니 금요일이니까 학생들이 많을 수 밖에 없겠구낭.



뭔가 감이 잡힐듯한 구도.

교내에는 역사가 오래된 학교답게 큰 벚나무들이 많다.

그러고보니 세이케이 대학교 출신 중에서 유명한 사람이 아베.. 아베.. 환율 좀 어떻게 해봐라..



아타시, 럭비 경기장 선은 처음봐!



그 곳에 올라가서 찍은 운동장 사진.



그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러브라이브, 뮤즈의 이야기가 시작된 장소.

따라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파이널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처음을 찾아간다는 것이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답사를 왔을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매번 러브라이브와 뮤즈의 성장을 생각하면 할수록 놀랍다.




나가기 전 잊지 않고 정면에서 찍은 사진.

역시 이 구도의 사진은 빼놓을 수 없단 말이지.




키치조지역에서 나와 나카노역에서 하차, 그 곳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이 곳은 바로 나카노 선플라자 호텔.

일부러 찾아온 이유는 바로


도쿄 팬미팅 장소이기 때문.

직접 참여한 이벤트가 아닌데도 뮤즈니까 굳이 찾아가고 싶었다.


나카노 선플라자 호텔은 철거될 예정.

그 뒤에 1만명 규모의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라 한다.






맞은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노조호노산보에서 나온 그 장소가 나온다.

미리 구도까지 알아보고 갔으면 좀 더 그럴듯하게 찍었을텐데.



나카노에 와서 호텔 건물만 보고 가는건 아쉬운 법.

여기서 조금만 더 이동해서 들어가면



중화소바 아오바 나카노 본점.

나카노 팬미때 미모링이 추천한 라멘집이다.

가게 사진을 미리 보고 가지 않았다면 못보고 지나칠 정도로 낮선 외관이였다.


주문은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권발매기를 통해서 주문.

매뉴는 중화소바, 츠케멘, 특제 중화소바, 특제 츠케멘.

특제는 고명을 더욱 듬뿍 담아서 주는 메뉴.

점심 시간즈음이라 만석, 그래서 밖에서 대기했다.

우미 굿즈를 달고 다니던 러브라이버도 와있더라..

회전율이 좋은건지 금새 자리가 만들어졌고, 운이 좋아 같이갔던 사람들 대부분 나란히 앉아서 주문을 했다.




일반 츠케멘.

사진으로만 봐도 면이 매우 탱글탱글해보인다.

면 한 젓가락을 담궈서 처음 먹었을 때 온 몸이 깜짝 놀랠 정도로 맛있었다.

면의 굵기, 탄력, 식감부터 아주 좋았다.

사진으로는 담궈져있어서 안보이지만 계란의 노른자는 절묘하게 삶아서 완숙이 아닌, 그렇지만 흘러넘치지 않았다.

챠슈는 농담하지 않고 정말 입에서 살살 녹았다.

무엇 하나 맛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것이 없었다.

갔던 일행들 모두 감탄했다.

그래서 케이세이 대학엔 같이 갔다가 에비스의 1인 5천엔 정도의 초밥 먹으로가서 기만 사진을 보내던 A혀엉님과 H양의 고오급 초밥사진에도 기만당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중화소바에선 아주 알아주는 대단한 가게였다고 한다.

여긴 성지순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꼭 추천하는 집이다.





근처의 나카노 브로드웨이.

요즘 일본 오타쿠들에겐 아키바보다 더 실속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 곳.

하지만 이번에 간 이유는..



TV에도 많이 나온것 같은 이 가게는?




10층짜리 특대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명물인 가게.

찾아간 이유는 당연히 미모링 추천 가게니까.

팬미 당일에는 재료가 동이 날 정도로 줄을 서서 먹었다고.



길다. 많다.

맛 자체는 그 나라 관광지에서 샀던 캡슐같은걸로 만드는 소프트크림과는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괜찮은 맛.

하지만 일행 4명 중에서 나만 샀을 정도로 밥 먹은 뒤에 먹기엔 양도 많고, 그만큼 먹는 속도가 느리고, 녹는게 부담스럽다.

그냥 가볼만해여.


나카노역에서 쥬오선을 타고 바로 JR 스이도바시역에서 하차.

파이널이라는 절박함은 마지막까지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더욱 절벽으로 몰아붙였다.

JR 스이도바시 역 입구에는 절벽에서 마지막 희망을 붙잡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을 바로 마주칠 수 있었다.

표를 양보해달라는 팻말들.. 그 중에서는 한국 사람들도, 그 중에서는 같은 숙소에서 묵었던 동료들도 있었다.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장에선 당연히 가격이 폭증한다.

폭증하는 가격 뿐만 아니라 표를 둘러싼 신경전, 충돌, 사기 등 불미스러운 일들도 일어났다.

말이 돌았던 거래 훼방건도 있었고.. 지인의 경우는 사기를 당했었다.

티켓캠프 매물을 급하다는 이유로 직접 송금하라고 한 뒤 연락두절. 질 나쁜 거짓말이였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거짓말처럼 다른 표를 운좋게 거저 받아와서 구제를 받았다.

여장이 큰 도움이 됐던걸까..




다시 보는 럽라 트럭.



2일차 공연을 앞둔 도쿄돔 날씨는 어제 그렇게 맑은 봄날 날씨였던것이 거짓말처럼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다.

하늘에도 인격이 있는걸까 싶을 정도로.



러브라이버에게 있어서는 가장 즐거움을 느낄만한 이벤트 분위기가 아닐까.

파이널이라는게 거짓말인 것 같은 인파, 그러나 어딘가 묘하게 차분한 느낌도 든다.

봄날이 거짓말처럼 바람이 차갑게 분다.



2일차는 A혀엉님과 연석이라 다시 합류하여 함께 입장했다.

여기에 쓰러져 죽어야겠다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붓자. 내 목, 내 체력, 내 근육, 그 모두.

파이널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 부터 내 돈, 직업, 인생의 많은 것을 던지고 왔으니.

사실 2층 표라 기대는 안했긴 하지만...



높다. 멀다. 저 기둥때문에 시야가 가려진다. 으으으 저 기둥 뽑아버리고싶다아



위의 사진에서도 짐작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장 압권이였던 것은 경사도가 매우 급하다.

웃치 2nd 라이브를 했었던 아리아케 공연장처럼 마치 절벽을 보는듯한 경사도였다.

이런 경사도는 가만히 앉아서 보는데 적합한 구조겠지만, 서서 뛰고싶은 라이브에선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자리였다.

그나마 나은건 복도쪽 자리라서 조금 움직이는데에는 여유가 있었다.

라이브 중에 옆에서 나와서 콜넣다가 한번쯤 제지받았지만. 옆의 난간 덕분에 손을 짚을 수 있어 편했다.

그렇지만 자리는 좁았다.




대기시간 중 스노하레가 나오자 펼쳐진 장관.

강렬한 돔의 조명 아래에서도 새하얀 불빛이 아름답다.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평소처럼의 자기 소개, 그렇지만 우리 모두 외면한 척, 괜찮은 척 하지만 이젠 언제 다시할지 기약없는 소개라는걸.

소개 뿐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언제 다시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라는걸.

웃치가 소개할 때, 목소리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괜찮은 척 하지만 쉽게 그 기분을 막을 수 없었다.


곡에 대한 감상들은 크게는 1일차와 유사.

그렇지만 한 곡마다 언제 다시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말 이게 마지막인가, 만우절처럼 거짓말 같았다.


내심 바랬던 2일차 블루레이 특전곡은 나오지 않았다.

유닛곡도 과거곡은 다른 곡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정말 그대로였다.

뿌와뿌와오.. 히로시마.. 히로시마.. 히로시마....


평소에 듣던 노래였지만 오늘만큼은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예를 들자면 아무정때 난죠가 '이츠카 마타 아이마쇼' 할 때.

그래요, 우리 언젠가 뮤즈와 러브라이버로 같이 만나요.


전에도 라이브 때마다 많이 울었지만, 오늘은 예전에 에어 TVA를 6화부터 끝날 때 까지 쉬지 않고 울었던 것 다음으로 평생 가장 많이 운 날이 아닐까..

옆에 있던 A혀엉님도 많이 우셨다.

아무리 울어도 시간은 흘러갔다.

노래는 어제와 똑같이 나왔다

어제 들었던 그 노래가 거짓말처럼 오늘도 나왔다.

하지만 마음은 거짓말처럼 달랐다.

기약없는 마지막 시간.

정말 죽을 생각으로 쏟아부었던 시간.


스노하레 때 남은 울오를 모두 썼다.

Cut 잡지 후면에는 찍히지 않았던 구석진 위치였지만, 조금이라도 더욱 더 밝게, 밝게.


마지막 만찐두빵.. 아니 연꽃이 날아왔다.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소감발표는.. 지금은 거의 기억 안나지만 소라마루의 그 말은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부르는 노래처럼 노래방에서 오랫동안 부르는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노래방에서 부르는 애니송 하나하나 떠올렸다.

하나하나마다 나름의 추억, 부르는 이유 등등 그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실낱같았던 파이널 만우절 선언은 없었다.

거짓말이라고 해줬으면 하는 단 하나의 바람은 정말 마지막으로 퇴장하는 나마뮤즈들의 눈물처럼 흘러나가버렸다.

앙코르가 나올 시점에서도, 보쿠히카를 무반주로 불러도, 뮤즈를 아무리 외쳐도.

망부석이 되어 기다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정말 거짓말 같은 라이브가 끝이 났다.

마지막 여운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뒷풀이 관련 일 때문에라도 나가야만 했다.


도쿄돔 내부의 기압때문에 출입문을 지날 때는 강한 바람을 등지고 나가게 된다.

그 바람이 마치 도쿄돔이 우리를 뱉어내듯 강한 바람을 불어냈다.



도쿄돔에서 멀어지는 수많은 사람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서 나가는데 더 더딘듯 했다.



나가는 길, 사람이 꽉 몰려 제대로 걷지 못할 때 쯤, 누군가의 잠바에서 뽑아져나온듯한 깃털 하나가 천천히 떨어졌다.

나도, 옆의 A혀엉님도, 주변과 1층쪽에 있던 사람들도 그 떨어지는 깃털을 바라보았다.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 마지막까지 거짓말같은 일이 일어나는구나.

저 깃털을 잡아주던 분들이 다시 한번 잡을 날이 오기를.



도쿄돔, 잊을 수 없는 러브라이브, 뮤즈.



계속 이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 도쿄 돔.


돔 공연이 끝난 도쿄돔의 날씨는 거짓말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우산이 없던 나 포함 많은 사람들은 비를 맞으며 각자 갈 길을 갔다.

비슷한 게이트에 있던 뒷풀이가기로 한 지인들을 모아 먼저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어디로 가나 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라이브의 여운을 느낄 여유도 없이 급하게 뒷풀이장소인 이이다바시역 근처 식당으로 걸어갔다.

이래저래 먼저 식당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약 14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메뉴는 먹으면 랩을 잘 할 것 같은 모츠나베 포함 노미타베호다이. 읻낭 3천엔.

늦게 잡은 것 치고는 위치 고려하면 감당할만한 정도인듯.


다들 사연 없는 사람들이 없었다.

현장 문화 탐방? 그런 쪽으로 신청해서 직관온 고등학생들, 여장을 했던 사람들, 표를 잃어버려서 고생했던 사람, 공익 근무중에 필사적으로 왔던 사람 등등.


분위기는 거짓말처럼 밝았다.

왜 그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평소에 말을 편하게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던 것일수도 있고, 우울한 모습을 애써 감추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후자쪽이였지만.

이래나저래나 만나면 우울한 것과는 상관없는 대화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뒷풀이도 끝났다.


미타선 스이도바시역 열차를 타러 걸어갔다.



가는 도중 아마도 JR 스이도바시 역에서 봤던 웃치 2nd 라이브 광고.


역시 이대로 잠에 들 수 없었다.

숙소에 도착했다가 그 중 몇몇 사람들은 다시 나와서 스가모 쪽에 있는, 전에도 갔던 마츠야에 모였다.

성우 이야기, 소속사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다시 숙소로 도착.

정말 거짓말 같다.

정말 끝이 난게 맞는걸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솔직히 자기혐오도 많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죽어서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멀쩡한 몸이였다.

난 정말 최선을 다한걸까. 왜 멀쩡히 걸어나왔나? 정말 모든 것을 걸었나? 모든 것을 두고 왔나?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돌릴 수 없다. 다시 할 수 없다.


그렇게 4월 1일, 우리에게 가장 잔인한 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