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s 성지순례/1.16~ 9th페스 직관

[9F]러브라이브 9th 페스 여행기 4. 낯선 아키바와 우치다 구르메 성지순례

AlwaLu 2020. 6.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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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성지순례는 본래 종교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성지순례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지순례는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창작물에서 묘사한 배경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뜻합니다.

흔히 아는 종교적인 의미를 기대하고 오셨다면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

여행 날짜는 20년 1월 2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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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내가 했던 성지순례는 애니가 됐건, 예능이 됐건 직접 보고 나서 깊이 생각하면서 갔었다.

그나마 미루미루미루키 우에노 성지순례마저 가기 전에 영상을 한두번 보고 찾아갔었다.

그렇지만 어쩌다보니 우치다 아야 위주의 아키바 성지순례는 이전 성지순례와는 다른 방식으로 계획했다.

 

웃치 성지순례를 계획한 것도 내가 웃치 탕오시라거나 그런게 아니라 여행 준비 단계에서 아키바에서 성지순례 플랜을 쨔는데 가장 정리된 정보를 찾기 쉬워서였다. (나는 뮤즈 18명 모두 거의 비슷하게 좋아한다.)

 

이 날 포함 우치다 아야 관련으로 방문했던 거의 대부분의 성지순례는 원본 영상을 거의 찾아보지 않았다.

영상을 구하기 힘들기도 했고, 아키바를 벗어나면 동선이 매우 꼬일 것 같고, 트위터에 정리가 잘 된 계정 (우치다 아야 백과사전? twitter.com/uchidaayaKR)을 참고하여 계획을 쨨다.

요루아소비 우치다 구르메 코너가 아키바 위주로 가게를 정해줘서 성지순례하기 아주 좋았다.

웃치가 직접 가게를 방문한건 거의(아마도 한번도) 없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키바 성지순례는 어지간한 곳은 다 돌았다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다른데 돌아다니긴 귀찮았던게 가장 큰 이유였다.

약 3년만에 다시 찾아온 일본 여행이라 최대한 누려야겠다는 마음과, 금전적인 문제, 가서 막상 하고싶은게 없다는 문제가 서로 부딪히면서 타협한 일정.

 

으리으리해 보였던 메트로폴리탄 이케부쿠로 숙소에서 일어난 시간은 체크아웃 시간이 지난 12시 즈음.

전화오지 않았더라면 오후까지 잘뻔했다.

얼른 체크아웃을 하고 하루 묵을 숙소가 있는 우에노역으로 갔다.

 

더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숙소를 잡을까 말까 많은 고민 끝에 숙소비를 아끼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 잡은 호텔 뉴 우에노.

당시 1박에 5천엔대 정도였으니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했다. (1박 1만엔이 넘는 숙소를 고민하다가 선회했다.)

짐을 맡기면서 서류를 쓰는데 여권이 안보여서 잠시 사색이 되었다.

일본 오면서 대부분 여권, 지갑, 비행기표 중에서 1~2개를 잃어버렸다 찾았었는데 그 악몽이 떠오르면서..

무사히 찾았고, 짐을 최대한 맡겨서 나왔다.

아키바 가기 전에 아는 사람만 아는 미루미루미루키 성지 우에노역 입구에 다시 왔다.

다시 찾으려니 은근히 헤맸다. 우에노역은 넓다.

 

우에노역과 아키바역은 걷자니 애매하게 멀고 전철을 타자니 애매하게 아까운 거리.

평소라면 전철을 타고갔겠지만 오늘은 시간이 널널하여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조금만 걸어도 도쿄의 일상, 도시의 거리. 맑은 하늘.

대로변으로도 걸었다가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으로도 걸었다.

커다란 빌딩이 서있는 대로변도 좋지만 골목길 사이의 분위기가 더 외국여행 온 분위기가 나서 좋다.

좁으면서도 정돈된, 그렇지만 이방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로컬을 위한 골목길을 따라 한참 걷다보면 첫 목적지에 도착.

 

아키바 메인 거리에서 칸다묘진 쪽으로 가는 길 근처에 있는 타돈(たどん)으로 시작.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웃치가 출연한 방송이다.

웃치가 아니더라도 애니메이션 관련으로 종종 엮이는 가게인가보다.

웃치가 직접 간건 아니고 메뉴를 방송 스튜디오에 가져와서 먹는 컨셉.

어쨌거나 웃치가 앉았던 자리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아닌 장점.

웃치가 먹은 매뉴는 BIG丼 (1300엔)

 

이번 여행은 후쿠시마 쌀 문제 때문에 못미더워서 밥 종류 음식은 안먹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딱 한번 먹었던 쌀밥 음식.

다른 식재료라고 해서 안전한것도 아니고 애초에 도쿄 온 이상 뭔 짓을 해도 피하긴 어렵지만 자기만족이라고 봐야..

아무튼 작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바 형식의 1인 좌석과 한쪽 구석에서 고기를 열심히 굽고 있는 자극적인 고기 냄새가 반긴다.

양념 숯불 갈비, 상추, 수란같은 계란으로 덮은 밥.

계란을 빼면 한국에서 먹었을법한 그 맛.

정말 좋아하는 맛이다.

이름답게 BIG한 양이라서 많이 먹는 내 위장도 만족.

계란은 터트리면 노른자가 줄줄 새어나올 정도로 익었다.

고기 양념은 조금 더 단맛이 있는 숯불 갈비 맛.

아키바에서 뭔가 고기를 먹고싶은데 규동 말고 돈 좀 더주고 먹고싶은 가게라면 여기가 좋겠다.

이 집의 차별점이라면 김치가 기본 제공이다.

국밥집에서 김치를 덜어먹듯, 작은 단지에서 김치를 덜어먹을 수 있다.

기무치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맛은 김치라고 봐도 될 정도.

내 입맛에는 그렇게 맵다는 느낌은 별로 안들고 신맛이 좀 더 들어간 김치 맛.

앞으로 그럴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끼리 올만한 가게라고 생각하고 완식.

다음엔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여기 글에 올 정도면 다들 아는 타케무라.

휴일.

예전에 성지순례 글을 쓸 때 가게 성지 돌 때는 휴일을 체크하고 가야한다고 쓴 적이 있었는데 정작 내가 당했다.

무계획의 문제점.

 

건너편 가게의 아귀. 걸판 생각나서 찍어봤음.

(구) 니코님 집 터

(구) 니코님 집 터 옆 공원의 그 구도.

우미와 아리사가 읹은 그 공원.

 아키바 오면 관성적으로 가는 칸다묘진.

노조미가 BD 표지에서 찍었던 그 동상 앞.

 

무슨 날이였는지 참배객이 참 많았다.

기업에서 단체로 온 참배객도 많았고 일반 참배객도 많았고, 세전함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

3년만에 찾아온 칸다묘진은 여태껏 찾아온 칸다묘진이 맞지만 내가 기억하던 칸다묘진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사람이 많아서였을까?

아니. 그보다는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과 치워버린 치워버린 벤치때문이 아니었을까.

내 기억속의 칸다묘진은 도심 한 가운데이면서도 아담하고 한적한 쉼터같은 이미지였는데.

변하지 않는다는게 좋은 의미로는 좋은 기억과 안정감, 편안함을 주지만, 안좋은 의미로는(특히 일본에 대해 많이 하는 소리 중 하나) 변하지 않고 후퇴하고 과거에 안주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입장에선 일본의 무궁한 영광과 발전같은건 전혀 안중에도 없다.

내가 느꼈던 편안함, 고즈넉함, 소소함이 있던 칸다묘진이 그리웠다.

아키바에 온다면 관성적으로 또 칸다묘진에 오겠지만.

여담으로 새로 지은 칸다묘진 건물 안에 있는 화장실 시설이 좋았다.

그 뒤로 찾아간 곳은 UDX 건물 바로 옆에 있는 F S라고 적힌 카페.

상호명은 フライング・スコッツマン秋葉原店

 

이번엔 웃치 얼굴도 같이 나왔다.

이 카페의 기본 메뉴같은 수제 핫케이크.

가게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묵직하게 고급스러운 분위기.

재즈 음악으로 추정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씹덕의 성지 아키바에 있는 카페라고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비즈니스 피플이 모일법한 중후한 분위기.

전체적인 색감은 스타벅스와 비슷하게 어둡지만 스타벅스보다는 검은색 보다는 묵직한 갈색이 조금 섞인 분위기.

다들 정장같은걸 입었던거 같은데 나혼자 캐쥬얼하면서 씹덕스러운 옷을 입고 와서 좀 분위기를 깨는 역할을 한 모양이다.

우치다 구르메 방송에선 기본 핫케이크만 먹었기 때문에 나도 수제 핫케이크 + 커피 세트를 주문했다.

영수증 그림(수제로 추정)이 귀엽다.

 

핫케이크는 내가 알던 넓적한 핫케이크가 아니라 두툼한 핫케이크.

위에는 넉넉한 양의 버터(?) 한 조각과 시럽.

나는 이런 음식 먹을 줄 몰라서 막 펴바르고 부워먹었다. 

맛 자체는 맛알못이기도 하지만 맛 하나만 보고 일부러 찾아갈 정도인가 싶은 정도.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보면 워낙 내장이 뒤틀릴만한 메뉴를 먹어와서 자주 화장실을 들렸다.

덕분에 일본.. 특히 아키바의 화장실 데이터를 본의 아니게 쌓고 있었다.

카페에서 먹는데 갑자기 화장실 이야기를 하냐면... 여기 화장실이 내가 일본에서 갔던 화장실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웠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내가 가본 화장실 중 가장 깨끗하고 고급스러웠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게 한이 될 정도로..

비데, 자동 세척, 음악, 자동 개폐 뚜껑, 디자인 등등.

일본 카페에 있던 화장실은 개인 방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한국은 화장실이 상가 공용으로 써서 그런지 다른 분위기.

 

여기 카페는 아키바는 가보고 싶은데 씹덕 면역력이 약한 사람과 동행할 때 쉬러 간다면 좋다고 판단했다.

 

아케페스 하러 돌아다니다 찍은 사진같은데 어디였는지 잊어버렸다.

뮤즈만 찍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세가 n호점에 걸려있는 스노하레 뮤즈.

 

내 위장이 맛있는 녀석들처럼 어마어마하지 못하여 우치다 구르메를 연속으로 이어나가지 못하고, 아케페스를 치려고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아키바 타이토, 세가쪽은 사람이 많아서 다른 곳을 찾다가 돈키호테 건물에 있는 오락실에 갔다.

다른 오락실보다는 조금 오래된 분위기..는 괜찮다.

근데 담배 냄새가 좀 나서 별로였다.

어차피 그렇지만 대기 없이 계속 칠 수 있어서 오래 머무르며 아케페스를 했다. 첼린지 모드는 아직 어렵다.

어차피 아케페스 자주 못치니 기록은 연연해하지 않고, 그렇지만 의상은 좀 더 얻고 싶었는데..

 

그렇게 오락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오늘의 마지막 우치다 구르메인 첼시 마켓에 갔다.

건물은 찾기 쉬우나 입구 은근히 찾기 어려웠다.

 

2층에 있는 첼시 마켓. 버거를 먹으러 갔다.

측면에서 바라본 첼시 마켓(CHELSEA MARKET AKIHABARA)입구.

가게 분위기가 일본 가게라기 보다는 미국이나 영국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느낌이 들었다.

 

가게는 햄버거 전문점이라기 보다는 이것저것 양식을 파는 가게.

 

하인즈 소스를 빼면 평범해 보이는 구성. 사진만 봤으면 나는 칼스버스 쥬니어 먹으러 감.

첼시 버거 세트로 보이는 메뉴를 시켰는데 내가 생각하던 저 위의 구성이 아니었다. 세트 가격은 1380엔.

코스 요리가 나왔다.

처음은 샐러드와 살라미 햄?같은 쨥조름한 고기와 빵.

토마토는 내가 워낙 싫어해서 거르고 나머지는 괜찮은 맛.

탄산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데 탄산 양이 적어서 아쉬웠다. 리필 안될꺼같아서 안물어봤는데..

시간 간격을 두고 나온 메인 디쉬로 나온 햄버거와 감자튀김.

감자튀김이야 갓 튀긴 감튀라서 예상하는 맛있는 감튀 그 맛.

버거는 패티를 두툼하게 만들고 소스도 어울렸고, 빵도 구워서 나와서 바삭하니 맛이 좋았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돈값은 했다고 판단했다.

마무리로 나온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조각.

디져트 전문점은 아니지만 무난히 만족스러운 맛.

디져트에 환장하는 나라서 마지막에 후식으로 나와서 반가웠다.

 

아무튼 육식주의자인 입 짧은 내가 내린 결론은 샐러드는 미묘, 나머지는 만족.

만약 다음에 온다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주문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속에서 탈이 나서 화장실을 또 들린 후 아키바를 떠났다.

 우에노 숙소에 복귀했다.

1박 5천엔 정도에 기대했던 그 구성.

방이 좀 좁지만 내 몸도 작아서 문제 없음. 코드도 적당히 있음.

TV 채널은 여전히 부족함.

샤워 부스는 뭔가 조립식같은 느낌이지만 무난했음.

이케부쿠로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욕조에 몸을 담구는 목욕에 맛들여서 여기서도 어찌어찌 욕조에 몸을 담궜다.

 

참으로 익숙하면서도 낮선 아키바 나들이였다.

거리도 길도 새로운 발견으로 두근거리던 마음 하나 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한 거리였지만 역설적이게도 정작 내가 갈 곳은 어디일까 헤매고 다녔다.

상념에 깊이 젖어든다면 더더욱 이야기하겠지만 이상하게도 조급함과 초조함이 드는 여행이었다.

 

페스 여행기 4 끝.

다음 글이 아마도 페스 여행기로는 마지막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