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여행기를 쓰고 차일 피일 미루고 글 쓸 의욕도 떨어지고 여행 다녀오고 좀 지나서 코로나19도 터지고 해서 글 남기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었습니다.
더 잊기 전에 마저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공연이 끝난 마지막엔 웃을 수 있을까' 싶었던 불안감이 있었다.
1일차 공연에서는 마냥 웃을 순 없었다.
그리고 20년 1월 19일, 페스 2일차 날이 밝았다.
매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은 여전하여, 아침 늦게 일어났다.
조식이 딸려있으니 아침을 먹지 않으면 아까울 것 같아서 9시 반쯤에 내려갔다. 폰과 방 카드 모두 놔두고..
1층의 조식 구성이 나쁘진 않긴 한데 그렇다고 막상 엄청 좋은 구성이라고 하기엔 애매.
여행지에서 조식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예전에 나라 여행 때 여관에서 조식을 추가했었고, 호텔 조식도 제법 기대했으나 기대를 채우진 못했다. 입이 짧아서 그런가.
점심을 나카노에 있는 츠케멘집 아오바에서 먹을까, 릿삐가 추천한 우동으로 유명한 키타요노 역 근처 무테키노 우동을 한번 더 먹으라 갈까 고민하다가 둘 다 안갔다.
나카노에 가는건 경로가 너무 벗어나는 느낌이고, 무테키노 우동도 좋아하긴 하는데 또 가자니 그냥 갈 의욕이 없었나보다.
울오를 마저 챙기고, 밥 먹으러 가는 대신 이케부쿠로 역 근처 타이토에서 아케페스를 8크레딧 정도 플레이했다.
모멘트링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전에 일본 여행을 다닐 땐 어딜 돌아다녔는지 기록할 겸 역마다 거의 사진을 찍고 다녔는데 점점 그걸 잊어버리고 지냈다.
이번에는 잊지 않고 키타요노역 사진을 찍어두었다.
무사시노 우동집에 가지 않으면서 여기에 내린 이유는 이케부쿠로에서 접근하기도 쉽고, 키타요노역에서 타마아리(SSA)까지 바로 가는 길이 있다는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날이 맑고 맑고 맑았다.
1월인가 싶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했다.
거추장스러운 두꺼운 외투는 숙소에 두고 가볍게 입고 왔다.
어제는 눈...도 오고 그래서 좀 쌀쌀했는데.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여기 입구는 간판이 느낌있어보이는 것도 있어서 매번 사진을 찍게 된다.
반쯤 농담삼아서 5th때 내 혼을 SSA에 두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5th때 너무나도 좋은 공연을 즐겼고, 인생에 더는 찾기 힘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혼을 다시 만나러 온다고 해야할까, 참배를 한다고 해야할까 그런 이상한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날 줄이야.
이전 공연과는 다르게 만날 사람도, 해야할 일도 딱히 없어서 나름 일찍 입장했다.
입장하고 보니 사인 전시한걸 볼까 해서 줄을 섰는데 너무 길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줄을 안섰을텐데.
기다리는 와중에 경로에 있던 수많은 화환들 중에서 추려서 찍었다.
추려서 사진을 찍어서 화환 사진이 적은데, 그 사진 중에서도 잘못 찍은게 보여서 이 사진 하나만 올렸다.
기다리는게 너무나 길고 길었다.
거의 1시간 반 이상 줄을 섰는데, 사인을 볼 때 즈음엔 공연이 시작될 시간이 거의 다가왔었다.
뮤즈 화환 모아놓은 곳을 먼저 갈 껄 그랬다.
안그래도 구석에 모아놨다는 말을 듣고는 안좋은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인파도 많아서 급히 찍었다.
뮤즈가 있는 다른 사인들도 찍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9명 사인만 올렸다.
급히 찍고는 바로 관중석으로 입장했다.
이번 여행 전에 일본에서 가본 큰 공연장이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두 번, 아리아케 콜로세움, 도쿄돔 두 번 모두 왼쪽 관중석으로만 갔었는데 오늘은 드디어 아레나석으로 갔다.
어제는 오른쪽 200레벨이였으니 5th 때 위치(모두 왼쪽 200레벨)와는 멀었다.
같은 SSA지만 시선이 달라서 새로웠다.
좌석 왼쪽은 한국인, 오른쪽은 중국인(추정)들.
이번에도 외국인 패키지라서 한두줄 정도는 통째로 외국인을 몰아넣은 모양이다.
한국인 티 내고 싶진 않았는데 왼쪽 한국인도 내가 한국인인줄 금방 알더라.
공연 직전 내 좌석에서.
거의 정면이다. 바로 왼쪽 앞에 중앙 무대다.
정말 좋은 위치인데. 이 좌석을 5th때 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배부른 소리라고 하자.
도중에 입장하지 못할까봐 부랴부랴 들어갔지만 이렇게 일찍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예상대로 1일차 세트리스트와 비슷한 듯 진행됐다. 무대에 관심 없으니 같은지 다른지 알게 뭐야.
뮤즈 화환 다 보고 중간에 들어가는게 가장 이상적이였을텐데.
초반에 풍선이 잔뜩 나와서 주울까 하다가 뮤즈 단독 공연도 아닌데 짐만 될 것 같아서 줍지 않았다.
뒤에 불꽃이 나오는 구간에서 풍선이 불맞고 터진다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뒤에서 일본인들의 잡담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뮤즈 타이밍도 아니라 오히려 그 잡담이 조금 반갑기도 했다.
이분들 울오 담을 상자까지 가져와서 열심히 울오를 깠다.
좌석 위치가 스테프가 자주 돌아다니는 길목 근처라 폰 보는 것도 눈치보였다.
괜히 촬영이나 녹화하는 걸로 오해받아서 뮤즈 보기 전에 퇴장당하면 좀 그러니까..
슬쩍슬쩍 폰질 하긴 했어도 시간 때우기 좀 힘들었다.
호텔방에서 잠도 많이 못잤는데 잠이나 좀 자야겠다 싶어서 자려고 노력했다.
1일차 세트리스트대로라면 아직 한참 남았을테니까. 그럴줄 알았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뮤즈가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 든 생각은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나?였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뮤즈가 어제보다 일찍 나온 것이었다.
분명 같은 보라라라 시작이지만 어제와는 기분이 사뭇 달랐다.
어제는 기약없는 기다림에 대한 보상받는 감정이 솟구쳤다면, 오늘은 그보다는 여유있게 무대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정도 대형 공연장에서 드디어 거의 정면에서, 좋은 아레나 좌석에서 보게 되다니.
(5th때는 무대 좌측 200레벨, 도쿄돔 때는 3루쪽 1층 맨 뒷자리, 홈 좌측 맨 꼭대기 좌석)
그동안 라이브 등을 다니며 목과 체력을 단련해왔기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맴버들 자기소개 할 때 하는 콜리스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했다.
늘 하는 익숙한 콜리스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하나가 너무 간절하다.
제법 가까운 거리지만 9명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었지만 신체 구조상 9명이 하는 행동 다 담을 수 없었다.
잠자리눈이었으면 좋았을텐데.
MC 참고 : https://twitter.com/raikou104/status/1220284288634982400/photo/1
다음 순서로 보쿠이마때 토롯코를 타고 중앙무대로 왔다.
토롯코가 중앙무대 쪽으로 오면서 내 앞을 지나갔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다시 보게 되다니.
이번에는 쿳승이 내가 있는 좌석 근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차피 적당히 찍은거겠지만 나를 향해서 찍었다고 생각할테다.
어제는 에미츤이 손가락으로 찍어주더니 오늘은 쿳승이 ㅋㅋ
행복회로인건 알지만 그래도 손가락으로 이쪽을 찍는 순간 심장쪽부터 시작해서 강한 충격이 온 몸을 훑고 가는 느낌이 든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읏!'하는 충격.
멍청하게도 또 노브란걸 도입부를 SLSL로 착각했다.
그만큼 SLSL을 기대한 것도 있지만..
바로 앞에서 노브란걸 공연을 볼 수 있다니.
그리고 왜 1절만 하는건지!
잔뜩 기어를 최대한 올렸는데 갑자기 공회전 들어가는 기분.
더 환호하고 더 뛸 수 있는데.
그 뒤로 스타다, 유메토비, 키라센세도 1절씩 메들리로 공연했다.
스타다는 애니, 그리고 뮤즈 전체 스토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
유메토비는 들으면 들을수록 아름다운 곡. 푸르스름한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린다.
근데 왜 댄싱 스타즈 온 미는 없었음? ㅡㅡ
키라센세는 애니에서 처음 들었을 때는 기대보다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앵콜 직전 마지막 곡으로 듣기 좋은.. 뭔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노래도 생각나고, 축포와 긴 비닐띠 휘날리는 피날레와 어울리는 느낌도 들고.
드디어 스노하레.
아무리 세트리스트를 줄이고 잘라도 스노하레는 끝까지 풀버전으로 해야한다.
다시 펼쳐지는 흰 불빛의 바다는 고요히 SSA를 출렁거렸다.
흰 불빛의 파도 한 가운데에 파묻힌듯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그 순간'
울오를 열심히 꺾었다. 한순간 이 감정을 SSA 가득 채우고 싶을 정도로 더없이 밝은 울오를 비췄다.
허나 울오는 어제와 비슷하게 산발적으로 드문드문 비춰졌다.
아무리 무대에 오랜지빛 조명을 쏴도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마치 꺼져가는 숯불처럼 주변을 물들이지 못하는 약한 오랜지빛들이 서있을 뿐이었다.
뮤즈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뮤즈 공연 연출의 백미인 스노하레 울오 연출을 이렇게 시시하게 만들어버린걸까.
그들이 스노하레 연출을 망쳤다.
뮤즈, 어라이즈와 함께하지 않은 그 그룹들에대한 반감이 더더욱 늘었다.
스노하레를 마지막으로 어제와 같은 세트리스트대로 뮤즈는 퇴장했다.
그 뒤로는 뮤즈가 나오기 전까지 관심없었다.
다시 앉아서 시간을 떼웠다.
뒷자리에서 다시 킹블레이드로는 낼 수 없는 광량의 오랜지색이 번져나왔다.
그 오랜지색이 빠르게 번쩍이기를 반복했다.
뒤돌아보니 소위 말하는 울오 발전기를 돌리고 있었다.
어차피 심심하던 차였으니 일어나서 내 뒤쪽 관객석을 봤다.
듬성듬성 울오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발전기가 아니더라도 듬성듬성 울오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무대 코앞에서, 관중석 한 가운데에서, 200레벨 맨 뒷자리에서 울오가 터져나왔다.
조소 섞인 웃음이 터져나왔다.
옆에서는 무대의 불빛을 보고 감동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무대 보느라 나까지 신경쓰진 않았겠지만.)
이럴꺼면 왜 울오를 막았던걸까.
왜 다들 스노하레에 울오를 켤 생각을 하지 않았던걸까.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MC시간.
무대 가운데는 보기 싫었고, 뮤즈가 있는 쪽만 바라봤다.
왜 자꾸 뮤즈에 숟가락 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금수저 물었지만 별개로 나아갔으면서.
왜 본인들이 9주년인 것 처럼 굴까.
카메라엔 잡히진 않았지만 쿳승이 몸 살랑살랑 흔들고 니코니코니도 하고 후타리 해피니스 안무 생각나는 손으로 하트 그리기 하고 옆에 소라마루하고 난죠하고 노는거 보는게 좋았다.
생각해보면 SDS 안한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떼거지로 다 나왔지만, 극중에선 SDS 만드는데 역할을 한 A-RISE 없이 SDS를 한다는건 맞지 않다.
SDS가 스쿨아이돌 모두를 위한 노래지만 A-RISE 없이는 납득할 수 없는 말이지 않은가?
도쿄돔과 연관된 내용의 MC를 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도쿄돔 공연 이후에도 뮤즈는 계속 이어져왔고, 지금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었던가.
공식에 이런저런 감정이 있지만 그래도 뮤즈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다.
공식은 떠나보내듯 등떠밀었지만, 뮤즈가 돌아온게 아니니 다녀왔다는 인삿말은 어울리지 않아.
뮤즈는 떠난 적이 없어. 맞는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뮤즈는 어제보다 조금 일찍 퇴장했다.
어제처럼 앵콜 없이.
큰 공연 뒤엔 누구나 예상하듯 중대발표를 알리는 화면이 떴다.
그렇지만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빈껍데기 정보.. 정확히는 며칠에 정보가 뜬다는 정보아닌 광고만 짤막하게 떴다.
이 때만큼은 모든 관객이 한 마음이 되어 야유를 보냈다.
뒤늦게 와서 쓰는거지만 이 때 왜 뮤즈 새 싱글을 틀지 않았을까?
틀 수 있는데 안튼건 너무하지 않나.
이거 하나만 해줘도 중대발표 납득할 수 있었을텐데.
퇴장을 위한 밝은 조명이 들어왔고, 안내직원의 말에 따라 퇴장을 했다.
뮤즈의 화환을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다.
그렇게 페스가 끝났다.
'페스티벌' 형식 공연에 대해 내가 정의내릴 정도로 박식하진 않지만 이번 공연은 페스라기 보다는 따로따로 나뉜 전시장, 혹은 컨베이어 벨트에 따라 자기 할꺼만 하는 포디즘이 생각났다. (포디즘의 실제 의미와는 다르지만)
내가 가본 페스같은 공연이래봐야 란티스 페스티벌 in 서울밖에 없고..
란티스 서울 공연에선 뮤즈 말고 다른 아티스트도 페스를 계기로 마음에 드는 노래도 생기고 같이 나오는 거도 많고, 좋아하는 범위가 넓어진 계기가 됐는데 이번 페스는 그런건 거의 없었다.
그룹간에 공통점이라고 해봐야 같은 티셔츠, 같은 무대 마지막 인사 정도?
그래서 아쉬웠냐고?
그래서 정말 좋았다.
공식이 여전히 뮤즈를 미끼상품처럼 취급하는 것 같아서 공식에 대한 불만이 많고, 뮤즈 분량과 기획에 대해선 매우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뮤즈가 할꺼만 하고, 뮤즈 공연 때 뮤즈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공식이 영영 못만난다고 으름장을 놓고, 그래서 떠나간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도 꿋꿋이 뮤즈를 응원하고 자리를 지켜왔던 나에게는 짧았지만 강렬한 구원이다.
외롭게 기다려온 나에게 다가온 구원같은 만남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뮤즈가 좋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공식이 싫다.
SSA를 나서는 기분은 16년 4월 1일 약 21시 경 도쿄돔에서 나갈 때, 마치 기약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재판장을 떠나가는 죄인의 기분(https://seichijunrei.tistory.com/10?category=642379)과는 달랐다.
혼을 두고올 정도로 최고였던 5th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리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고, 그저 다시 9명이 모여서 뮤즈로서 공연을 했고, 도쿄돔 때와는 다르게 다신 영영 볼 수 없는 결별의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번 만남이 실제로 보는 뮤즈와는 사실상 마지막 만남일수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다음에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SSA를 떠나갔다.
키타요노역까지 걸어가서 사이쿄선을 타고 바로 이케부쿠로 역으로 갔다.
호텔에서 짐을 대충 던져놓고 추천받았던 야키니쿠집 安安(あんあん)에 혼자 갔다.
타베호다이 + 노미호다이를 주문하고 싶었는데 일본어 회화실력이 부족해서 잘 전달이 되지 않았다.
중국어 가능한 직원까지 와서 도와주려고 했지만 나는 중국어는 훨씬 못해서..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원하던 주문은 성공했다. 타베호다이 + 노미호다이 제한시간 2시간.
기분이 좋아서 울오 맥주. 나름 열심히 울오 겉을 닦아서 넣었다.
기약없는 기다림 끝에 뮤즈를 만났고, 기약없는 헤어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도 만족했다.
이번 여행도 제법 많은 비용을 치뤄내고 왔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가 아사히라는게 아쉬웠지만 고기는 기대했던 것 치고는 괜찮았다. 그냥 그 돈에 맞는 적당한 고기.
맥주를 좋아하지만 이 집은 맥주보다는 사과맛 술이 더 마음에 들었다.
굳이 타베호다이 + 노미호다이를 한 이유는 돈 신경 안쓰고 마구 먹고싶었기 때문에.
고기를 혼자 구워서 눈치 볼게 거의 없다. 그래서 편하다.
내가 고기를 태우든, 뭘 먹든,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마음 편히 먹기 쉽진 않은데.
한국의 무한리필집보다 고기가 좋아보이고 다양한만큼 한국보다 비싼건 당연하고.
이렇게 러블레스 월드를 해도..
페스 반응을 보면서 열심히 주문하고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돈 걱정 없는 영수증을 받았다.
먹었던 단품 메뉴 가격을 다 더해보니 타베+노미호다이 가격보다 조금 덜나왔다.
오사카 통천각에서 무식하게 먹었던 패기는 어디가고..
그래도 여기 다음에 또 오고싶다. 맥주 없이, 타베호다이 없이.
다시 호텔에 들어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에서 안풀고 유튜브로 그냥 풀어버린 뮤즈 신곡, 이번 페스 공연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 정리..
유유유가 모멘트링과 겹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뮤즈의 싱글 중에서 발매 시기의 분위기와 가사가 강하게 연결된 모멘트링, 그 이후에 나온 첫 곡.
보라라라, 모멘트링과 같은 작곡가의 강렬한 곡 초반 기타 소리.
이젠 슬슬 진부해지고 있지만 '고마움'에 대한 주제.
나아아중에 싱글이 정식 발매되고 유유유 풀버전을 듣기 전까지는 현실 팬덤과 연결하는 해석하려고 많이 노력했었지..
백색 소음을 듣고 싶어서 틀어놨던 TV에서 잊을 수 없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보쿠히카.
공식을 그렇게나 욕한 기획이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서 안좋은 감정도 덮어버린 보쿠히카.
정말 마지막인줄 알았던 도쿄돔 마지막 노래. 뮤즈가 떠나간 빈 무대에서 다같이 불렀던 노래.
(소라마루도 봤다. https://twitter.com/tokui_sorangley/status/1218922702200889346)
어느 분 덕분에 보게 됐는지 알아봤다.
쟈니즈 소속의 유닛 Snow Man의 사쿠마 다이스케씨. 고마워요.
너무나 보고싶고 듣고싶은 시간에 뮤즈의 노래를 보고 듣게 해줘서.
지금 틀기에 가장 의미있는 영상이라서.
좋은 호텔, 좋은 침대인데 일찍 자는데는 매번 실패한다.
아마도 새벽 4시쯤에 잔거 같다.
페스에 대한 더욱 구구절절한 글은 여행기 마지막에 쓰고자 한다.
이미 글을 너무 길게 썼다.
'μ's 성지순례 > 1.16~ 9th페스 직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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