μ's 성지순례/짧은 여행

2016 도쿄 크리스마스 이브 나마뮤즈 현지 이벤트 여행기 1-2

AlwaLu 2019. 8. 21. 17:58
반응형

몇 년만에 다시 글을 쓰는지.. 더 잊어버리기 전에 정리해야겠다.

 

시간이 부족해서 에비스역에서 미쓰코시마에역까지 택시를 탔다.

일본 택시를 타면서 돈은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빨리 가달라고 말할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한국 택시와 일본 택시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 제한을 지키면서 갔다는 점과 유료 도로(도쿄 내에 자동차 전용 도로같아보였다.)로 가면 요금을 따로 더 붙인다는 점이였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서 미쓰코시마에역 미쓰이홀까지 당시 택시 이동 경로로 추정됨. 

 

도쿄를 가로지르는 택시 안에서 이벤트 시간에 늦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호기롭게 빨리 가달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5천엔은 안넘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교차하며 두 배로 초조한 마음으로 이동했고, 미쓰코시마에역에 다행히도 4900엔 정도의 요금을 내고 이벤트 시작 약 5분 전에 하차했다.

 

미쓰코시마에역은 긴자쪽에 위치한 역으로, 전철로는 긴자선, 근처에는 이름에서도 짐작하듯 미쓰코시 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역이다.

나랑은 인연이 없을 것 같은 부티나는 동네지만, 이전에 다른 이유로 온 적이 있어서 잘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은 미쓰코시마에역에 왔다는 것이지, 이번 에미츤 이벤트 장소인 미쓰이홀이 어디있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벤트 장소를 지도로 대충 보고, 이동네에 와봤다는 경험만으로는 정확한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벤트 시작 시간을 조금 넘기고, 한참을 해멘 끝에 미쓰이홀에 찾아가서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개연 이후에 들어가서 그런지 티켓 정도만 확인하고, 드링크 비용 내고 입장했다.

 

에미츤 크리스마스 이벤트 1부 때 찍은 사진.

사진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회장이 생각보다 크고 넓었다.

당시 내 좌석이 RA열, 대략 맨 앞 A열부터해서 딱 가운데 줄이였고, 좀 뒷줄이라 생각해서 실망했었다.

그도 그럴게, 말이 가운데 줄이지, 그 앞 좌석과 내 자리 사이에는 중앙 통로로 반 나뉘어져 조금 더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바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더보기

아무튼, 들어가자마자 에미츤이 산타복을 입고 16년도에 했던 활동들을 사진과 함께 보고 있었다.

나는 내심 한국 떡밥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에미츤이 한국 행사를 온 것은 15년도, 이루어질 리가 없다는걸 글 쓰면서 알아챘다.

그리고 나서 라이브를 위해 잠시 퇴장했고, 드디어 에미츤 노래를 듣는구나 하면서 기대하면서 목 빠지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던 그 순간

바로 옆 문으로 에미츤이 나왔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좌석 바로 앞은 통로,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에미츤이 천천히 걸어오더니 내 앞쪽 즈음에서 멈췄다. 노래를 부르는 중에.

나마뮤즈가 노래를 부르는 경우 중에서 이보다 더 가까울 수가 없었다.

이전까지 고생했던 것, 기만 당했던 것, 복잡했던 머리 속과 현실적인 문제들 따윈 다 지워버리고 감동으로만 꽉 채웠다.

16년도는 나도 힘든 시기였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에미츤이 힘들었던 시기여서 걱정했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에미츤은 그런 걱정을 접게 할 정도의 모습으로, 그야말로 가장 빛나는 디바(오버워치 아님)였다.

그렇게 천천히 다시 에미츤이 걷기 시작했고, 중앙 통로를 지나쳐 다시 무대로 올랐다.

 

Emiring 스페셜 메리 크리스마스 이벤트 1부 2부 세트리스트

01. 크로노티어 레코드 : https://www.bilibili.com/video/av7676247/

02. Viva la El fin : https://www.youtube.com/watch?v=OmplUTX06jM

03. 사쿠라 해피 이노베이션 : https://www.youtube.com/watch?v=6KQELYnCEeA

04. 눈의 꽃 : https://www.youtube.com/watch?v=m3hPieCGz4c

05. TERMINATED : https://www.youtube.com/watch?v=6FQEccFjlpA

06. Let it go (일본판, arino mamade) : https://www.youtube.com/watch?v=6-dqMG-Uycg

07. PARTY×PARTY!! : https://www.youtube.com/watch?v=sLu8tlgoXbY&t=17s (이 곡이 맞는지 확실하진 않음)

08. Snow halation : https://www.youtube.com/watch?v=dix-lB_muio

EN01. 코레카라 : https://www.youtube.com/watch?v=Ph90_VeTVjU

EN02. EMUSIC : https://www.youtube.com/watch?v=oWeqd23n6mM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모르는 노래였다. 에미링도 이벤트 가려고 급하게 가입한거였고, 리스트를 보면 예습할 수 있는 노래가 몇 없기도 했고.. 당시에 너무 바쁘고 정신없기도 했고..

그저 에미츤의 노래를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당시에 들을 때 감상으로는 에미츤이 잘 부를 수 있는 노래 범위가 매우 넓다는 느낌.

진지한 노래 부르다가 갑자기 전파송같은 밝은 노래를 각 노래에 맞는 음색으로 바로바로 바꿔서 부르는데 정말 종잡을 수 없다고 해야할까 싶었다.

특히 06. 렛잇고 감상하면서 감수성에 푹 젖다가 틈도 안주고 바로 센짱 파티파티를 목소리를 바로 바꿔서 부르는 걸 들었을 때는 온탕에서 갑자기 냉탕으로 확 바뀌는 충격적인 변화였다.

스노하레는 역시 명불허전이고, 앙코르는... 기억은 잘 안나지만 분명 펑펑 울었을 듯...

 

가장 듣고 싶었던 세상 모두가 적이라 해도는 못들어서 아쉬웠지만 당시에도 그 전까지 너무 많이 불렀을 곡이라..

맹약도 탐구도 역시 이벤트 성격상 추가해서 부르기 힘들었을지도..

 

에미츤이 2부때도 같은 세트리스트로 부를꺼니까 엠바고 지켜달라고 했다.

2부만 보는 지인이 있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다.

아무튼 그렇게 꽉 찬 감동을 받고 나와서 다른 지인 한 명과 합류하고 잠깐 쉬는 시간에 가고싶었던 곳을 가려고 했다.

 

목적지는 미쓰코시마에역 근처 RF Cafe.

매지컬 웃치 성지순례 하러 갔다가 아주 많이 힐링하고 가서 다시 가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 바로 근처라서 갔다.

하지만 오후 7시 즈음..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휴일이라 그런지 문이 닫혀있었다.

아쉽게 돌아설 수 밖에 없었고 그 뒤로 RF Cafe는 폐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근처 가게 가서 배를 채우기로 하고... 지인과 많은 감상을 나눴다.

당시엔 돈 쓸 시간이 없어서 평소보다 돈을 더 써서 밥을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쌀도 그렇고 흐음... 다른 쪽으로 걱정이 생겼다.

 

다시 미쓰이홀로 돌아가서 2부 이벤트에 입장했다.

이번엔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어서 느긋하게 들어갔다.

 

분명 더 앞자리였는데 1부하고 거의 비슷하게 갈 껄 알아서 좀 더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2부 구성 자체는 1부와 비슷했다.

다만 1부때 놓쳤던 산타복 에미츤이 피아노 치면서 캐롤 부른건 2부 때 놓치지 않고 봤다.

1부때도 했던건줄 모르고 2부는 뭔가 다르구나 했었는데 착각이였다.

역시 음대 출신의 탄탄한 퀄리티.

 

라이브 때 중앙으로 나온 에미츤을 보면서 (아까 저 앞에서 봤지만) 부러웠었다.

 

이번 에미링 이벤트는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낸 에미츤과 에민츄들이 서로서로 회복하고 마음 고생을 극복한 이벤트가 아니였나 싶다.

 

여유있게 찍은 화환들.

 

끝나고나서 뒷풀이 모임에 가려고 각자 모였다.

내가 정한 장소였는데 나도 좀 해멨지만 다들 아키바에 있는 음식점 치고 찾기 어려워서 모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술 무제한 (중요)

안주는 무제한같은 무지막지한 양 (중요)

사실 많이 먹고 마실 수 있어서 여기 식당을 잡았는데 찾기 어려운 위치였던게 좀 아쉬웠다.

아무튼 많이 먹었다.

예전에 봤던 구면 지인하고도 처음 본 사람들과도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막차 시간 맞춰서 가는 것 처럼 밤 비행기 타러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더 머물지 못해서 아쉬웠다.

아키바 시카코 광고판 
정말 마지막 술자리..

 

비행기에서 술기운에 푹 잤다.

술버릇이 잠 자는 건 누울 자리만 잘 찾으면 좋은 것 같다.

비행기가 내려올 때 예전에 도쿄에서 코감기 걸린 이후로 귀 안쪽 압력 조절하는 부위에 이상이 생겼었는데 잠에서 깨니 귀가 많이 아팠다.

비행기 착륙 후 같이 온 사람들 작별 인사를 하고, 리무진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오전 8시 즈음.

그리고 숙면.

 

그렇게 무박 3일 나마뮤즈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연장 안되는 여권기한 때문에 급하게 잡고, 토요일 하루에 이벤트 4곳, 사이사이에 일정을 꽉 집어 넣었던 일정.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더 하는 마음으로 갔다왔다.

 

그 이후로 여러 이유때문에 아직 가지 못했고, 당분간 갈 예정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어찌됐건 가길 잘했다 싶었던 여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