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µ's 팬미팅(아직 글 안씀) 이후 두 번째 1박 2일 일본 여행은 릿삐 버스데이 이벤트로 결정했다.
표를 구하지 못해 트위터 인연으로 표를 겨우 구하기로 하고, 여행 계획을 세워나갔다.
주말 여행을 외국으로 간다는 것은 돈 이외에도 참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더군다나 금요일 퇴근 이후에 공항이 너무 먼 직장은, 공항 주변에서 1박을 더 강요하게 만든다.
퇴근이 4시 30분, 버스를 타고 가면 아무리 빨라도 6시 이후. 부산은 한밤 중에 도착.
사상역 근처에서 방을 잡아서 묵어야 하는 점은 추가하고 싶지 않은 비용.
10월의 날씨는, 7월 여행에서 태풍이 불까, 비가 올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상쾌한 날씨.
하지만 날씨와는 다르게 정말 바쁜 오전 계획.
비행기 대기 시간에 D님이 알려주신, 서프라이즈로 기획중인 아나타가이타카라 떼창을 위해 다운 받아서 계속 귀로 들으면서 연습했다.
계기는 서프라이즈 연습이였지만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정말 가슴을 울리는 노래다.
비행기를 타면서, 눈물을 감추면서 연습했다.
부모님은 동의하지 않지만, 나는 작은 몸으로 태어나서 정말 대만족한다.
저가항공사 비행기도 널널하고 쾌적하게. 제주항공이였던가..
오사카의 칸사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열심히 뛰어서 입국.
라피도 베타를 타고 간다.
정말 널널하고 편하다. 게다가 빠르다.
오사카 칸사이 공항 온다면 매번 타고 가지 않을까 싶다.
난바 역에 도착.
평소라면 철도를 타겠지만, 행사장인 오사카 그랑큐브까지는 전철로 가기 좀 열악한 교통 환경에, 이벤트 시작 시각은 너무 촉박하여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혼자서는 처음 타는 일본 택시.
숫자가 한국과 비슷하게 올라간다.
그래서 무섭다.
금액은 난바에서 그랑큐브까지 대략 1600엔 정도 나왔다.
외국 여행이였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생각했지, 한국이였으면 제법 속이 쓰렸을 금액이었다.
그래도 택시를 탄 덕분에 늦지 않게 적당히 도착했다.
릿삐 굿즈를 파는 물판에 갔다.
물량은 여유가 있었다.
하나 둘 사다보니 결국 젠부 구닷사이와 다름없이 다 사버렸다.
트위터에서 만난 D님에게 남는 표를 한 장 양도 받았다.
11열 가장 왼쪽. 11열이면 나쁘지 않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11열이 가장 뒷줄이었다.
즉, 가장 구석 자리.
우리 둘 다 좌석 위치 때문에 조금 실망했다.
심지어, 시작할 떄는 사진보다 사람이 좀 더 많았지만 좌석 군데군데 빈자리가 생각보다 많았다.
매진에 티켓 쟁탈전에 익숙한 나에겐 너무나 낮설었다.
릿삐 티켓 파워에 대한 걱정도 하면서.. 왜 그러면서 좌석 위치를 여기에 줬을까 하는 마음도 포함해서.
트친님이 주신 웨하스.
당시에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못해서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조금 남아있다.
그 뒤로는 가방과 릿삐 굿즈, 릿삐 팬클럽 홍보지.
시작 시간이 되자 남성 2인조가 올라왔다.
진행을 맡은 베토벤.
처음에는 릿삐가 준비가 덜되서 시간 보내려고 길게 하는가 싶었다.
그도 그럴게, 시작 시간이 되고 몇 십분이 지나도 릿삐가 나올 기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상당히 만족했는데, 순전히 베토벤의 입담 때문이었다.
정말 유쾌하고 재밌다.
특히, 군데군데 빈자리를 보고,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 혹시 위에서 보면 빈 좌석으로 HAPPY BIRTHDAY로 보이게 깜짝 이벤트 한거지?" 드립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무미건조하게 적어서 글로는 정색하지만, 현장에서 들었을 땐 정말 재밌었단 말이양...
그리고 약 20분쯤이 지났을까.. 릿삐가 등장했다.
그렇게 불만을 가졌던 왼쪽 맨 뒷줄의 출입문 옆에서.
웨딩 드레스같은 흰 드레스를 입고.
우리 좌석 바로 옆에서.
관객석을 한바퀴 돌았다.
운이 좋게도, 우리 바로 옆은 두 번 지나갔다.
좌석에 대한 불만이 싹 사라졌다.
릿삐 이벤트 중, 포토타임.
사진을 찍을 시간을 주고 직접 찍었다.
릿삐가 이렇게 가까이서!
하지만 시간이 짧아서 급하게 막 눌렀다.
이벤트가 끝나고 릿삐 개인곡 두어곡 정도 라이브.
그 이후 서프라이즈로 아나타가이타카라를 불렀다.
오늘 처음 듣고 읔엨읔엨 부르는 외국인들보다 소리가 작은 것 같았다...
얘들아 우리 떼창 좀 하장...
릿삐 오시가 아니더라도 러브라이브를 좋아하고 일본어 청해가 어느정도 된다면 릿삐 일본 개인 이벤트 가보는걸 추천한다.
기획도 유쾌하고, 베토벤 얘네들 입담도 엄청 재밌고, 릿삐와의 캐미도 좋다.
일본에 살았으면 베토벤 단독 공연에 갈 것을 고려했을 정도로...
이벤트가 끝나고 하이터치 배웅.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릿삐가 정말 좋아한다.
솔직히 여기에 한국인이 우리 말고 있을까 싶을 정도였으니까.
하이터치 했을 때 손바닥에서 전달된 릿삐 손의 감촉은 사람의 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냥한 느낌.
오사카 그랑큐브 입구.
그랑큐브를 나서면서 D님과 릿뽕에 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예상치도 못한 다른 한국인 분이 계셨다.
그렇게 셋이서 릿뽕에 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역으로 가는 길 도중에 먹었던 밥.
소스가 달다.
카라아게는 역시 맛있다.
그렇게 두 분을 보내고, 이제 혼자가 되었다.
오전은 그리 시간이 부족했건만, 릿삐 이벤트가 끝나고나니 일정이 하나도 없었다.
먼저 숙소로 가기로 했다.
에어비엔비로 난바역 근처 숙소를 잡았다.
1박 5천엔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
하지만 처음 에어비엔비를 써서 좀 많이 해맸다.
그래도 결국 주인님과 연락도 괜찮았고, 잘 찾아갔다.
2~3인까지 쓸 수 있는 숙소지만 혼자 쓴다 ㅎㅎ
메트리스가 공기 충전식이였는데 정말 편했다.
일본에 와서 이벤트 이외로 꼭 찾아가려고 하는게 두 가지가 있는게, 하나는 디져트고 남은 하나는 술이다.
단맛을 정말 좋아하는 내게 있어서 일본은 디져트 천국.
그래서 난바 파크스 안에서 디져트 집을 찾기 위해 매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발견한 카페. 이름이 herbs였던가.
커피에 따라 나오는 것들은 평소처럼 다 털어넣어버리기~
케이크도 크고 아름다워서 뱃속으로 다 넣어버리기~
난바 파크스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아리아 극장판을 보기 위해서.
지금도 유용하게 쓰는 아리아 클리어 파일.
아마노 코즈에 일러스트가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팜플렛은... 매진... (사실 구함)
럽장판을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필름만 얻기로.
친필이겠지...?
난바 파크스 올 때도 그렇고 갈 때도 그렇고 호로요이같은 술을 계속 마셨다.
어느정도 술에 취한 채 돌아다녔다.
난바 파크스에서 팔던 젤라또.
500엔 치고 정말 작았지만, 맛은 정말 찐했다.
과일 맛이 정말 찐한게 마치 농축액을 살짝 얼려서 먹는 느낌으로 신 맛이 혀로 전해졌다.
아쉽게도 내 입맛에는 좀 맞지 않는 맛이였지만, 퀄리티 자체는 매우 우수.
일본에 오면 해보고 싶은 로망이랄까.. 꼬치에 맥주.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면 만족도는 글쎄..
일단 생맥이 산토리 몰츠. 맛이 좀.. 만약 다른 사람이 마신다면 차라리 다른 맥주를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꼬치도 싸다고 홍보하지만 먹다보면 그렇게 싼가? 싶긴 하다.
생각보다 금액이 좀 나왔다. 내가 거지근성이라 그런가..
어쨌거나 배 공간이 남았다.
편의점에서 필사적으로 간식과 호로요이, 맥주를 더 사왔다.
아마 이 날만 캔 기준으로 8캔 이상 마셨던 기억.
언제 올지 모르니까, 술을 들고 갈 수 없으니까 하루종일 필사적으로 마셨다.
아무리 도수가 낮아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의 절대량은 많아지는 법.
술 기운에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오전은 정말 별 볼일 없을 정도로 바로 칸사이 공항행.
최후의 만찬.
세븐일레븐이라 먹어서 응원해버렸다.
참 맛은 있는데 말이야...
그렇게 술에 취한채, 뒤늦게 여권과 포켓 와이파이를 분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사카는 갈 때 마다 뭔가 큰걸 잃어버린단 말이야..
다행이도 안내하는 곳에 맡아두고 있었다.
공항에 일찍 와서 다행이야.
ㅂ..피치 비행기를 타고 귀국.
수화물 신청을 하지 않아서 위장에 최대한 술을 담아서.
김해에 도착, 대구를 거쳐 집까지 수 시간.
1박 2일 외국 여행이 여러모로 소모하는게 많지만 언제나 갔다 오면 가길 잘했다는 생각밖에 없다.